“수탉의 노래는 암컷에 잘보이려는 것”

  • 입력 2009년 3월 13일 02시 57분


장대익 교수-서울대 학생들 ‘다윈전’ 보며 열띤 토론

“‘진화론은 생물학의 기초’라는 유전학자 도브잔스키의 말이 국내에선 무색해요. 바이오 시대에 우리나라 과학도들이 다윈의 진화론을 바로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윈 탄생 200주년을 맞아 국립과천과학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다윈전(展)’에서 11일 저녁 서울대 학생들이 다윈 전문가 장대익 동덕여대 교양교직학부 교수와 3시간 넘게 토론을 벌였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생과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 대학원생 등 40여 명은 장 교수와 함께 전시를 관람하며 자유롭게 질문을 주고받았다.

“수탉과 같이 노래를 부르는 동물이 모두 수컷이냐”는 자유전공학부 1학년 전상준 씨의 질문에 장 교수는 “많은 동물의 수컷이 암컷에게 잘보이기 위해 노래를 부른다”며 “수사슴의 커다란 뿔이나 공작의 화려한 깃 장식은 일상에는 쓸모없어도 암컷에게 자신의 뛰어난 유전자를 자랑하려는 수컷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대학원생 전진권 씨는 “다윈은 원숭이와 사람이 공통의 조상에서 갈려졌을 뿐 위계질서는 없다고 하면서도 인간을 더 우월한 동물로 여기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장 교수는 “진화론이 발표될 당시 영국은 식민지 개척에 열을 올리면서 ‘진보’를 추구하는 정신이 강했다”며 “다윈도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 다윈과 함께 진화론을 발표했지만 후대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윌리스, 진화의 원동력인 자연선택조차 한번에 파괴시킬 수 있는 과학기술의 위험성 등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장 교수는 14일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는 특별강연을 한다. 5월 10일까지 격주 토요일 오후 5시 30분부터 7시까지 열릴 예정이다. 참가 신청은 e메일(darwin@darwin200.co.kr)로 하면 된다. 참가비는 2만 원. 02-3148-0782

과천=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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