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747 비행 40년… 미래의 항공기 어떨까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2월 13일 02시 59분



후속 B787 내년 개발 완료

동체저항 줄여 연료 20%↓


9일은 첫 대형 항공기 보잉(B)747이 하늘로 솟아 오른 지 40년이 되는 날이었다. B747 이후 대형 항공기가 하늘을 주름잡으며 지구촌 여행 시대를 열었다. 세계 대형 항공기의 쌍두마차인 보잉과 에어버스는 최근 서로 다른 전략의 항공기를 막 선보이거나 개발하며 새로운 비행을 준비하고 있다.

과학계에서는 날개가 꺾인 초음속 여객기에 대한 기대도 슬금슬금 일고 있다. 대형 항공기 탄생 40주년을 맞아 미래 하늘의 주인공을 살펴보자.

현재 가장 큰 항공기는 2007년 등장한 에어버스의 A380이다. A380은 최대 800여 명의 승객을 수송할 수 있다. 500명을 태울 수 있는 B747과 비교하면 40% 정도 늘어난 셈이다.

승객 1명을 100km 이동시키는 데 드는 연료는 3L 이하로 20% 줄었다. 에어버스는 크기를 키워 ‘연료의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고창균 보잉코리아 상무는 “새로운 비행기는 몸집을 키우기보다 같은 연료로 더 멀리 날 수 있도록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잉에서 B747의 뒤를 이을 비행기는 B787이다. 현재 개발 중인 B787은 210∼290명을 태울 수 있다. 500∼8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A380에 비하면 중형에 불과하다.

하지만 비행거리는 1만5000km에 달해 초대형 항공기 못지않다. 같은 크기의 중형 항공기와 비교하면 연료 소모는 20%나 적다. 비행기 동체와 날개 구조의 50%를 탄소섬유와 강화플라스틱을 합친 가벼운 복합소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또 공기 저항을 줄이도록 동체를 설계해 연료소비효율은 높이고 소음은 줄였다. 2010년 개발이 끝날 예정이다.

김두만 한국항공대 교수는 “에어버스와 보잉이 서로 다른 크기의 항공기를 주력으로 선보인 건 각 항공사가 추구하는 항공교통의 미래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잉은 ‘문에서 문으로’ 시스템을 지향한다. 즉, 승객이 집과 가까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에 가까운 공항으로 한번에 가는 것이다. 그래서 수송 인원이 적고 연료도 적게 드는 비행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반면 에어버스는 ‘허브’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초대형 항공기가 각 대륙의 허브가 되는 대형 공항 사이를 운항한다. 승객은 집 근처의 작은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대형 공항으로 간 뒤 그곳에서 초대형 비행기로 갈아타는 방식이다.

김 교수는 “아직 어떤 전략이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비행기를 적게 타는 편이 조금 더 경제적이 않겠느냐”며 근소하게 보잉의 손을 들어줬다.

보잉과 같은 1969년에 시험비행에 성공했지만 2003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콩코드의 뒤를 잇는 초음속 여객기에 대한 연구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콩코드는 음속(시속 1224km)을 돌파할 때 나는 충격파가 소음을 일으키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비행을 멈췄다.

김규홍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음속을 돌파할 때 나는 소음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며 “소음을 공중으로 보내도록 비행기 모양을 디자인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음속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충격파는 비행기에 큰 저항을 일으켜 연료도 더 많이 든다. A380과 B787 같은 비행기도 음속의 90%를 넘지 않게 비행한다. 음속에 가깝게 날면 비행기의 구조상 날개를 지나는 공기의 속도가 빨라져 충격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소음과 저항은 초음속 비행기가 풀어야 할 난제”라며 “환경과 경제성을 고려했을 때 초음속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모습을 가까운 시기에 보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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