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해역서 신종 박테리아 2종 발견

  • 입력 2009년 2월 13일 02시 59분


서울대 김혜민 씨 석사 논문

“‘배가 뒤집히면 어쩌나’ 걱정하면서 배 멀미 때문에 고생했던 기억밖에 없어요. 그래도 운이 좋았는지 바다로 탐사를 나갈 때면 독도 바다는 잠잠해지더라고요.”

독도 인근 해역 탐사에서 발견한 신종 박테리아 2종에 대한 학위 논문으로 이달 말 석사학위를 받는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김혜민(28·여·사진) 씨는 “무사히 연구를 마친 것이 가장 큰 기쁨이다”라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김 씨가 독도 인근 해역을 연구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 지역이 상대적으로 인간의 때를 덜 탄 청정지역인 덕분에 종 다양성이 잘 보존돼 있어 새로운 미생물 발견에 최적지였기 때문.

우리 땅 독도에 대한 애정도 한 몫을 했다. 김 씨는 “일본 학계는 독도 인근 해역에 대한 물리적 화학적 특성에 대한 연구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놨는데, 우리는 우리 바다인데도 관련 연구도 많지 않은 데다 기존 연구도 정리가 잘 안돼 있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독도 인근 해역을 탐사한 끝에 신종 박테리아를 발견해 냈다.

김 씨가 맡은 연구는 독도에 대한 지속적인 이용이 가능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한국해양연구원 주관으로 수행된 독도프로젝트 중 생물 파트의 연구.

프로젝트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김 씨의 연구는 ‘작은 한 걸음’에 불과했지만 자료 수집과 분석, 논문 작성 등 어느 단계에서도 소홀할 수 없었다.

“이번 논문은 독도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일본 학자들이 나중에라도 챙겨 볼 것이니 꼼꼼하고 엄밀하게 논문을 쓰라”고 했던 논문 지도교수의 조언을 잊을 수가 없었기 때문.

김 씨는 최근 국제 학술지를 통해 자신이 발견한 신종 박테리아 2종류 중 하나에 대한 등록을 마쳤고 나머지 하나의 등록을 기다리고 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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