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굴곡형 인공 관절 수술 : 뻗정다리의 오해와 진실!

  • 입력 2009년 1월 6일 16시 15분


가까운 병원에서 중증 무릎관절염 진단을 받았다는 정춘식(63세)씨. 통증으로 지팡이로 의지하지 않으면 걷는 것 조차 어렵다고 한다. 병원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수술 후 다리가 제대로 펴지지 않을까 걱정돼 망설여진다고 하는데... 상담 후 수술을 받고 현재 재활치료 중에 있다.

인공 관절 수술의 대표적인 오해 중의 하나가 바로 뻗정이 수술이다. 수술 후에 무릎이 안 구부러져 언제나 절룩거리며 뻗정다리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 진료실에서도 환자들은 다리가 잘 안구부려진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수술을 꺼리기도 한다. 뻗정다리는 정의하기 나름이지만 이런 환자들의 얘기는 다 맞지도 다 틀리지도 않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생활방식은 동양인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좌식 문화이다. 서구의 침대와 소파 생활과는 달리, 우리는 온돌이나 마루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양반다리를 위해서는 130도 이상의 고도 굴곡이 필요하고, 화장실에라도 가려면 편하게 쪼그려 앉기 위해 150도 이상의 굴곡이 필요하다. 특정 종교의 기도를 위해서도 이런 고도 굴곡은 필요하다.

그렇다면 실제 인공 관절 수술 후에 굴곡 정도는 얼마일까? 서양의 경우 평균 각도는 120도 전후이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130도 전후가 된다. 평균의 성적만으로도 양반다리는 힘들고 재래식 화장실 이용은 불가능 하다. 이런 것을 보고 사람들은 수술 후 뻗정다리가 되었다고 오해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수술 후의 굴곡 정도에 관한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고 중요한 사안이다. 어디까지 굽힐 수 있느냐의 문제는, 고객인 환자가 얼마나 만족 할 것인가란 물음과 동시에 얼마나 오래 쓸 수 있느냐란 물음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수술 전에 무릎 굴곡의 장애를 가지고 있고, 예전의 활발했던 무릎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인공 관절이란 본래 우리가 가지고 있던 무릎이 아니고, 깎아서 다듬어 심어 놓은 인공물이기에 과도한 굴곡으로 인공 관절에 무리한 압력이 가해지면 인공 관절은 그 힘을 견디지 못해 떨어져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인공 관절의 수명을 15년 정도라고 하지만, 고도 굴곡 생활을 지속한다면 10년을 버티기 힘들 것 이다. 이제 당신은 이전의 만족한 무릎 굴곡 생활을 고집해 10년 안에 다시 수술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좌식 생활을 포기하고 생활 스타일을 바꿔서라도 15년 이상 쓰기를 바랄 것 인지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무릎도 편하게 굽히면서 인공 관절도 오래 쓸려는 생각은 과연 사치인가? 최근엔 인공 관절 분야에 반가운 소식이 있다. 환자의 욕구를 만족시키려는 끊임없는 기구의 진화로 고도 굴곡형 인공 관절이 나온 것이다. (고도 굴곡 시 가해지는 무리한 압력이 문제라면 이를 해결하는 기구가 나오면 될 일 아닌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많은 병원에서 이 새 인공 관절을 시행하고 있다.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센터 권세광 소장은 “실제 고도 굴곡형 인공관절 수술 후의 환자들의 굴곡 정도는 더 나아졌고, 환자의 만족도 또한 더 높아졌다”며, “하지만 장기간의 안정성이 검증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수술 후 관리에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무릎 운동과 관련해 알아두어야 할 사실이 있다. 수술 전 있었던 무릎 운동 각도의 제한 정도에 따라 수술 후의 운동범위도 결정된다는 것이다. 수술 전에 심하게 구부려지지 못했던 사람은 실제 평균이상의 각도를 얻기 힘들기 때문에 스스로의 기대치를 낮추어야 하는 것이다.

寬彭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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