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호, 취재팀과 상봉…바하마 무인도 탐사

  • 입력 2008년 11월 28일 19시 53분


장보고호와 권영인 박사(위) 장보고호에서 바라 본 바다의 노을(아래)
장보고호와 권영인 박사(위) 장보고호에서 바라 본 바다의 노을(아래)
"상어라고요?"

동아일보 이성환PD가 되물었다. 25일(현지 시간) 현재 위치 바하마의 샌디 케이 섬. 배를 섬 바로 앞에 댈 수 없어 해안에서 조금 떨어져 정박해 뒀었다. 탐사 후 헤엄쳐 배까지 갔더니 '장보고호'의 선장 권영인 박사가 하는 말.

"여기는 상어가 하도 많이 나와서 상어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많이 찾는대요."

촬영감독이 발을 다쳐 피를 흘렸는데…. 상어가 그 냄새를 맡고 왔다면 다큐멘터리가 아닌 스릴러를 찍을 뻔 했다.

23일 동아일보 특별취재팀은 177년 전 찰스 다윈의 항로를 따라 환경 탐사에 나선 '장보고호'를 취재하기 위해 바하마에서 선장 권영인 박사와 '상봉'했다. 출항 51일째에 접어든 지금도 바하마 구석구석 무인도를 찾아 환경 변화와 자원탐사 현장을 생생히 카메라에 담고 있다.

권 박사 못지않게 험난한 '고생길'로 들어간 취재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사라진 짐, 극적인 상봉

취재팀은 22일(한국 시간) 인천공항을 출발해 바하마로 향했다. 권 박사와는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다. 배는 날씨와 조류 등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제대로 만날 수 있을지가 걱정이었다. 권 박사가 미국에서 벗어난 뒤부터는 통신상태도 원활하지 못했다.

나중에 듣고 보니 권 박사는 시간 약속에 맞추기 위해 오직 등대와 랜턴에 의지해 야간운항까지 감행했다.

그런데 문제는 배가 아닌 비행기에서 터졌다. 마이애미에서 바하마로 가는 비행기는 연착되고, 한국에서 같이 날아왔어야 할 짐이 사라진 것이다. 카메라, 조명 등 모든 장비도 더불어 사라졌다. 권 박사의 이리듐 전화(위성전화)로 '늦어질 것 같다'고 계속 연락했지만 도통 연락이 안 됐다.

다행히 먼저 공항에 도착한 권 박사가 7시간이나 취재팀을 기다려 극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권 박사의 모습은 아나폴리스에서 봤던 밝은 얼굴 그대로였다. 조금 야윈 것 빼고는. 다음날 짐도 되찾았다. 이제 본격적인 촬영이다.

▼ 무인도 탐사 시작

도착한 다음날(24일)부터 탐사와 촬영에 들어갔다. 처음 찾은 곳은 우드케이(Wood Cay)라는 무인도. 맹그로브 숲이 유명하다고 해서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 했다.

그런데 도착하고 보니 나무들이 거의 죽은 상태였다. 수중촬영 때문에 바다 속에 들어갔는데 산호도 생각보다 형형색색 아름답지 않았다. 약간 하얗게 변한 듯 했다. 시야도 맑지 않았다.

권 박사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환경이 파괴됐거나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는 것. 산호가 백화상태에 이른 것으로 평가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 정밀하게 데이터를 모아본 뒤 전문가들의 의견을 더 들어봐야 한다고 했다.

무인도 촬영 후 바하마의 메인 섬인 프리 포트(Free Port)로 돌아갔다. 그런데 섬이 너무 어두웠다. 알고 보니 취재팀이 나가 있던 사이에 벼락이 떨어져 섬의 절반이 완전히 정전이 됐다고 한다.

26일에는 그랜드 바하마 섬의 웨스트엔드 지역에 갔다가 다시 프리포트로 향하던 중 갑자기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즉석에서 항로를 바꿨다. 인근 섬인 루카야(Lucaya)에서 28일 현재까지 머물고 있다.

취재팀도 권 박사와 함께 군용 전투식량인 즉석음식에 어쩔 수 없이 '빠지게' 됐다고 한다. 아침에 빵, 점심 저녁엔 라면과 즉석비빔밥이 주식이 됐다.

김현수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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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영상뉴스팀 이성환 PD


▲동아일보 영상뉴스팀 이성환 PD


▲동아일보 영상뉴스팀 이성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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