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틱스 이밴절리스트’라는 MS 유일 직함을 가진 사나이

  • 입력 2008년 11월 28일 02시 59분


MS에서 ‘로봇 전도사’라는 직책을 맡고 있는 김영준 수석. 그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가사를 거들 수 있는 로봇을 만들려면 소프트웨어의 발달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사진 제공 마이크로소프트
MS에서 ‘로봇 전도사’라는 직책을 맡고 있는 김영준 수석. 그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가사를 거들 수 있는 로봇을 만들려면 소프트웨어의 발달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사진 제공 마이크로소프트
첫 보직자 김영준씨 “로봇용 SW 개발 지원”

“직함이 생소하죠? 그래도 제가 열심히 뛰어야 똑똑한 로봇이 빨리 나올 겁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에는 ‘로보틱스 이밴절리스트(Robotics Evangelist)’라는 독특한 이름의 직책이 있다. 한국어로는 ‘로봇 전도사’ 정도로 옮길 수 있는 이 자리의 주인은 8만 명에 이르는 전 세계 MS 직원 중 딱 한 명이다. 그것도 한국인이다.

김영준(38) 수석은 지난해 빌 게이츠 회장의 지시로 만들어진 이 직책의 첫 보직자로 임명됐다. 충북대 컴퓨터과학부 영상처리전공 석사 출신인 그는 2002년 MS 한국지사에 입사했으며 지난해부터 소속은 미국 본사로 바뀌었다. 주 임무는 로봇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바탕을 넓히는 것이다.

김 수석은 “대학에서 로봇용 소프트웨어에 관한 특강을 하고 정보기술(IT) 개발자를 대상으로 세미나를 연다”며 “로봇 전문기업에 기술 개발 방향에 관한 다양한 조언도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카페를 운영해 로봇 개발자, 대학원생의 문의를 해결하고 국내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일을 돕는 것도 그의 몫이다.

MS가 로봇 전도사를 둔 이유는 지금까지 생산된 최첨단 로봇의 지능이 5세 어린이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김 수석의 역할이 로봇 지능의 핵심인 소프트웨어 개발 지원에 집중되는 이유다.

김 수석은 “하드웨어 기술은 로봇이 사람처럼 직립 보행할 정도로 높아졌지만 소프트웨어 발전 속도는 한참 더디다”며 “이 상황을 타개하지 못하면 대화를 하고 가사도 거드는 로봇은 먼 얘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MS가 나를 한국에서 일하게 한 것은 로봇용 소프트웨어 발전에 가장 좋은 환경을 갖춘 곳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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