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계절’ 말 못할 고통이…예비신부님, 사랑니 꼭 빼세요

  • 입력 2008년 9월 17일 08시 55분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자 본격적인 웨딩시즌이다.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들은 혼수감을 장만하고 몸단장을 하느라 바쁘다.

그러나 사랑니 발치를 결혼 전에 꼭 해 두는 게 좋다는 것도 알고 있을까? 이름은 로맨틱 하지만, 사랑니처럼 속을 썩이는 치아도 드물다.

나면서부터 유난히 아프게 나기도 하고, 별 문제없던 사랑니에 하루아침에 갑자기 통증이 심하게 오기도 한다.

그렇다면, 사랑니가 나면 무조건 뽑아야할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똑바로 잘 나와 있고 사랑니와 뺨 사이에 간격도 충분해서 칫솔질을 잘 할 수 있는 상태라면 발치만이 능사는 아니다.

반대로 꼭 뽑아야하는 경우도 있다. 사랑니 주위의 잇몸이 붓고 농이 나오거나 사랑니가 썩어 치아우식증이 생긴 경우, 사랑니 주위에 물 혹이 생긴 경우 등이다. 사랑니를 무조건 다 뽑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혼이나 임신을 앞두고 있는 여성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만에 하나 임신 중에 사랑니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 것 보다는 미리 발치를 해놓는 것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임신을 하면 호르몬의 영향으로 여성의 몸은 여러 변화를 겪게 되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구강의 변화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의 분비가 급격히 증가해 잇몸 혈관 벽이 얇아지고 잇몸이 말랑말랑해지면서 붓는다.

치태나 치석이 잇몸에 끼어 약해진 혈관과 잇몸을 자극하면서 염증이 잘 생기게 된다. 이를 임신성 치은염이라고 한다.

호르몬 변화로 입안이 산성화되면서 세균이 살기 좋은 환경이 되어 충치가 더 잘 생긴다. 임신을 하면 입덧의 영향으로 칫솔을 조금만 입속 깊숙이 넣어도 구토가 나와 정상적인 칫솔질이 힘들어 더욱 충치가 잘 생긴다.

그래서 사랑니가 있는 채 임신을 했다가 임신기간 동안 충치나 염증이 생겨 고생을 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만약 미리 사랑니를 발치하지 못했다가 임신기간에 염증이나 통증이 생겼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임산부들은 혹시 태아에 문제가 생길까봐 통증이 있어도 병원가기를 꺼린다.

임신 2∼3개월의 초기에는 치과치료를 자제하는 것이 좋지만 중기로 접어드는 임신 4∼6개월 경에는 태아와 임산부에게 비교적 영향을 덜 미치므로 가능한 치과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만약 이때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고 있다가 임신 말기까지 염증이 진행되면 지나친 통증 때문에 오히려 조산 등을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거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도움말 | 더웰스페이스치과

구강외과 전문의 장소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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