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심장 충격기만 근처에 있었어도…”

  • 입력 2008년 9월 17일 03시 02분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전문가가 아니면 정확하고 신속하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장비가 심장자동제세동기(심장충격기·AED)다.

심장충격기는 갑자기 심장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 심장에 전기충격을 줘서 정상상태로 되돌리는 의료기기다.

기기의 작동방법은 간단하다. 전원을 켜고 패드를 오른쪽 가슴 위쪽과 왼쪽 옆구리 부분에 하나씩 붙인다. 그러면 기기가 환자의 상태를 자동적으로 분석한다. 심장충격이 필요하다고 기기가 판단하면 버튼을 누르라는 지시가 떨어진다. 그 버튼을 누른 뒤 인공호흡 2회, 가슴압박 30회를 실시하면 된다.

응급의료 선진국에서는 공공장소에 심장충격기를 비치해둔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공공시설뿐만 아니라 대형 빌딩에도 심장충격기 설치가 의무화됐다. 애틀랜타 공항은 공항 내 어디서든 3분 이내에 심장충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수백 대를 설치했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카지노에도 심장충격기를 설치하고 있다. 심장충격기를 비치하는 가정집도 많다.

일본 대부분의 공항에도 심장충격기가 설치돼 있으며 공원, 은행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소방학교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급성 심정지 환자에게 심장충격기를 사용한 비율은 7% 정도에 불과하다. 공공장소에 심장충격기가 설치된 경우도 드물다. 인천국제공항 등 일부 장소에만 비치돼 있다.

올 6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공공시설에 심장충격기를 비롯한 응급의료장비를 갖추도록 했다. 아직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곳이 많아 장비가 설치되는 속도는 다소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심장충격기를 다룰 수 있는 자격도 많이 완화됐다. 원래는 의료인과 응급구조사로만 국한됐던 사용자격이 해당 시설에서 안전업무에 종사하는 직원으로 확대됐다. 물론 해당 직원들은 충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현재 국내에는 필립스의 ‘하트스타트’를 비롯해 메드트로닉스, 씨유메니컬 등에서 심장충격기를 내놓고 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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