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얼굴만 늙을까? 당신의 눈도 늙는다!

  • 입력 2008년 9월 8일 02시 54분


노안과 백내장을 한 번에 고치는 ‘믹스 앤드 매치’ 시술법

대기업 이사인 김모(53) 씨는 최근 눈이 많이 나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안경을 새로 맞추려고 들른 안경원에선 안과 정밀검진을 권했다.

몇 달 전부터 서류 글씨가 잘 안 보이고 시야가 많이 흐렸다. 업무상 늘 피곤에 시달리는 탓이라 생각하며 그냥 넘겼다.

검진 결과 나타난 김 씨의 증상은 노화에 따른 백내장. 노안도 이미 심각한 상황이었다. 김 씨는 백내장 수술에 대해 상담했다.

노안과 백내장이란 소리를 들었을 때의 충격과 달리 수술 자체는 간단했다. 수명이 다한 수정체를 빼낸 후 인공수정체를 넣는 것. 수술을 받은 김 씨는 골프를 칠 때 날아가는 공이 제대로 보일 정도로 나빴던 시력도 회복했다.

김 씨를 수술한 노안수술전문 안과병원 아이러브안과의 박영순 원장은 “기능이 서로 다른 두 개의 렌즈를 양 눈에 각각 삽입해 한 번의 시술로 노안과 백내장을 치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피해갈 수 없는 눈의 노화

노안(老眼)이란 말 그대로 늙은 눈이다. 피부에 생기는 주름처럼 사람들이 피해갈 수 없는 노화의 일부다.

나이가 들수록 눈은 사물에 초점을 맞추는 능력이 떨어진다. 노안은 질병이라기보다는 수정체(렌즈)의 노화에 따른 눈의 장애현상일 뿐이다. 초점이 망막 뒤에 맺혀 돋보기로 초점을 잡아줘야 한다.

노안이 시작되면 가까운 곳의 물체부터 잘 보이지 않는다. 30cm 앞의 사물도 흐릿하다. 주위가 밝지 않으면 눈앞의 책도 읽기 힘들어진다. 시야가 답답해지면서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두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많은 사람이 노안이 생긴 것을 알고 돋보기를 맞추지만, 이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휴대가 불편할 뿐더러 돋보기를 쓰면 더 늙어 보인다는 생각 때문이다.

○ 노인 수술 1위, 백내장

수정체가 외상이나 노화 등 여러 원인으로 혼탁해지는 증상이 백내장이다. 실명의 주된 원인이자 노인들이 수술을 가장 많이 받는 질환이다.

백내장에 걸리면 유리에 수증기가 낀 것처럼 시야가 흐려진다. 눈부심이 심해지고 시력도 서서히 감퇴한다. 방치하면 눈앞의 손가락도 보지 못하게 된다. 증상이 지속돼 시력에 심한 장애가 왔을 때 눈을 들여다보면 동공이 하얗게 변한 것을 알 수 있다.

국제노안연구소 소장이기도 한 아이러브안과 박 원장은 “노안과 백내장을 방치하면 사소한 일상생활에서도 불편을 겪는 일이 많다”면서 “간단한 수술로 교정이 가능한 만큼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노안과 백내장을 동시에

눈은 예민하고 복잡한 신체 부위 중 하나다. 미세한 혈관들이 뇌와 바로 연결돼 있어 작은 손상에도 기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눈과 관련된 수술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백내장이나 노안을 앓아도 섣불리 수술을 결심하지 못하기도 했다.

백내장 수술이 노안에는 효과가 없는 것도 단점이었다. 먼 거리 시력은 회복할 수 있었지만 노안으로 나빠진 근거리와 중간거리 시력은 회복이 어려웠다.

최근 국내 도입된 ‘믹스 앤드 매치 시술법’으로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치료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 시술법은 기능이 각기 다른 두 종류의 렌즈를 사용한다. 한쪽 눈에는 미국 AMO사가 개발한 리줌(REZOOM) 다초점 렌즈를 삽입하고, 다른 눈에는 테크니스(TECNIS) 다초점 렌즈를 넣는 것. 어떤 렌즈를 어느 쪽 눈에 삽입할 것인가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

두 렌즈의 특화된 기능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결과적으로 먼 거리, 중간 거리, 가까운 거리를 모두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한다는 것.

박 원장은 “장거리 시력이 탁월한 리줌 렌즈와 근거리 시력 및 야간 시력이 우수한 테크니스 렌즈가 결합돼 높은 시력을 회복시켜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AMO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인증을 받기 위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방법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92%가 수술 후 안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 안압, 망막, 시신경 검사 등으로 개인 ‘맞춤시력’을 찾다

‘믹스 앤드 매치 시술법’은 매우 간단하다. 눈 흰자의 2mm가량을 절개한 뒤 초음파 기계로 혼탁해진 수정체를 흡입하고 인공수정체를 넣어주면 수술은 끝난다. 안약 서너 방울로 마취가 가능해 통증이 거의 없다는 것이 병원 측의 설명. 수술 시간은 5∼7분.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 수술을 하기 위해선 정밀한 검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충분한 진단시스템을 갖춘,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의 시술이 필요하다는 것.

1만 건 이상의 눈 수술을 해왔다는 박 원장은 “정밀 시력검사와 안압 망막 시신경 검사는 물론이고 환자의 직업과 취미와 습관까지도 파악해야 환자에게 적합한 맞춤형 시술이 가능하다”면서 “수술 후 바로 보행이 가능하고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없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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