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리콜사태 ‘버스 CNG용기’ 안전성 논란

  • 입력 2008년 8월 8일 02시 54분


“강철소재라 폭발땐 위험 더 커”

“플라스틱 우월성 더 지켜봐야”

지난달 충북 청주시에서 버스 탑재용 압축천연가스(CNG) 용기(用器) 폭발 사고가 발생한 뒤 최근 대규모 리콜 조치가 단행되면서 용기의 재질인 강철(스틸)의 안전성에 관한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지식경제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청주시의 한 버스 차고지에서 CNG 용기가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버스가 크게 부서지고 파편이 250m 떨어진 곳까지 날아가 인근 차량과 건물 유리창이 파손됐다.

본보 1일자 19면 참조 ▶ 버스용 천연가스용기 9200개 리콜

이에 대해 최근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CNG 용기를 강철로 만든 것이 근본적 문제였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고압가스가 충전된 CNG 용기는 무르고 가벼운 소재로 만들어야 폭발해 깨지더라도 사람과 차량에 해를 덜 입히는데, 강철은 딱딱하고 무거워 피해가 커진다는 것이다. 가스안전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버스에 많이 쓰이는 용기는 강철 재질에 유리 섬유를 감아 놓은 것”이라며 “200기압으로 충전된 가스 압력의 많은 부분을 강철이 감당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2003년에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CNG 용기가 선보였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이 용기는 가스를 채울 수 있도록 속이 빈 누에고치 모양의 플라스틱 바깥쪽 표면에 탄소섬유를 바둑판 모양으로 촘촘히 감은 형태다. 강철 대신 탄소섬유가 가스 압력을 견디는 구조인 것. 하지만 이 용기는 현재까지 국내에 널리 보급되지 않고 개조차에만 소량 탑재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라스틱 용기는 깨져 파편이 생겨도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탄소섬유가 그물과 같은 기능을 해 파편 또한 멀리 퍼지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CNG 버스 도입 사업의 주무 부처인 환경부는 강철 CNG 용기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견해다.

환경부 당국자는 “안전은 CNG 버스 보급 사업에서 최우선 순위에 있다”면서 “폭발 사고는 불량품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당국자는 “리콜 시점이 된 2005년 2월 이후 생산품에서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제대로 만들기만 하면 품질에 문제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플라스틱 CNG 용기가 더 안전한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는 전문가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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