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팔아 28억 벌다

  • 입력 2008년 7월 18일 02시 52분


KIST ‘태양광 컬러유리’ 개발

나노반도체 이용 전기로 바꿔

정부출연연구소의 한 과학자가 개발한 ‘태양광 컬러유리’ 기술이 민간에 28억 원에 팔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17일 박남규 박사팀이 개발한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제조기술’을 ㈜동진쎄미켐에 28억 원을 받고 이전하는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는 색을 입힌 투명유리를 이용해 햇빛을 전기로 바꾸는 장치다. 흔히 볼 수 있는 파란 색깔의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에너지 변환 효율은 절반 수준인 11%로 낮다. 그러나 제조단가가 20%에 불과하고 흐린 날에도 전기를 만들 수 있어 경제적이다.

특히 이 태양전지는 투명한 컬러유리나 기업 로고 등을 붙인 유리 형태로 만들 수 있어 일반 고층 건물에도 쉽게 쓸 수 있다. 박 박사는 “일반 유리 겉에 태양전지 막을 붙이거나 유리 속에 태양전지를 넣는 일체형으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유기염료를 입힌 나노반도체를 이용해 태양전지를 만들었다. 빛을 받은 염료 분자에서 나온 전자가 나노반도체를 통과하면서 전류가 발생한다. 여러 색깔의 태양광발전용 염료를 개발해 다양한 디자인을 할 수 있다. 올해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등에 연구결과를 발표했으며 특허도 출원했다.

박 박사는 “이번 태양전지는 이 분야의 선두 그룹인 스위스 로잔대나 일본 샤프에 뒤처지지 않는 최고 수준”이라며 “에너지 변환 효율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려 세계 시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술을 이전받은 동진쎄미켐은 2, 3년 안에 태양광 창호 등 다양한 응용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사이언스 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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