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자고나면 진화

  • 입력 2008년 7월 18일 02시 52분


중력센서-보이스 프로세서-터치스크린 등으로 기능 향상

‘버튼 대신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을 건드려 전화를 걸고, 몸체를 흔들면 화면 안의 그림들이 따라서 움직이고….’

‘터치폰’ ‘햅틱폰(Haptic)폰’ 등의 신조어(新造語)를 쏟아내며 빠르게 변신하는 요즘 휴대전화의 혁신 비결은 휴대전화 속에 숨어 있는 첨단 부품의 힘이다.

17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휴대전화 업계에 따르면 최근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중력(重力)센서, 고화질 카메라모듈, 인테나(intenna) 등 첨단 부품을 내장한 휴대전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휴대전화 화면을 버튼 대신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기존의 LCD 화면에 전극을 연결해 손가락으로 누를 때의 압력이나 전류를 감지하도록 한 터치스크린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적용한 이른바 ‘터치(스크린)폰’이 늘어나는 이유는 멀티미디어 기기로 진화한 휴대전화의 기능이 과거보다 많아진 것과 관련이 있다.

기능이 많아지는 만큼 버튼의 수를 늘리기 어려우니, LCD 화면에 가상의 버튼을 무한대로 만들어 쓰는 대안을 찾게 됐다는 설명이다.

진동 모드가 다양해진 것도 요즘 휴대전화의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햅틱폰에 다양한 진동 모드를 넣기 위해 ‘진동 악보(樂譜)’까지 만들었다.

햅틱폰에서 20여 가지 진동 연주가 가능하도록 한 것은 휴대전화 속에 숨어 있는 ‘리니어 진동모터’의 힘이다. 이 초소형 모터는 좌우운동을 하는 기존 모터와 달리 수직운동을 하기 때문에 길고 짧은 진동을 자유자재로 연주할 수 있다. 이런 진동은 터치스크린폰에서 버튼을 누르는 느낌을 손에 전달해 주기 위해 주로 도입되는 추세다.

휴대전화를 흔들어 화면 안의 주사위를 굴리는 등의 기능도 눈길을 끈다. 이는 좁쌀만 한 크기의 중력센서가 휴대전화에 내장돼 있기 때문이다. 중력센서는 반도체 위에 미세한 홈을 새겨 넣은 뒤 전후좌우 움직임에 따라 틈새로 흐르는 전압 변화를 감지해 휴대전화가 위, 아래, 전후좌우를 구분하게 해준다.

휴대전화를 옆으로 눕히면 시각에 맞춰 화면의 위아래가 자동으로 바뀌는 기능도 중력센서의 역할이다. 이런 중력센서가 휴대전화에 들어가면서 이른바 ‘어르신을 위한 낙상(落傷)방지폰’ 탄생이 가능해졌고, 휴대전화를 다양한 게임기로 이용할 수도 있게 됐다.

주변에 소음이 있더라도 방해받지 않고 통화하는 ‘알리바이폰’은 소음을 제거하고 사람의 목소리만 남겨주는 좁쌀 크기의 반도체 칩(보이스 프로세서) 덕분에 탄생했다.

이런 기술은 휴대전화를 귀나 입 가까이 대지 않고 통화를 해야 하는 화상전화가 등장하면서 필요성이 커졌다.

500만 화소의 디지털 사진을 찍는 손톱만 한 크기의 카메라 모듈은 휴대전화를 디지털카메라 부럽지 않은 디지털 제품으로 변신시켰다.

이 밖에도 뾰족하게 튀어나온 안테나(antenna) 없이 매끈한 휴대전화를 탄생시킨 인테나 부품 등이 요즘 휴대전화를 매력 있는 첨단제품으로 만들어주는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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