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15일 한국형 핵융합실험로 ‘KSTAR’의 플라스마 발생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히고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이로써 KSTAR는 본격적인 핵융합 연구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게 됐다.
핵융합 에너지는 바닷물에 풍부한 중수소와 리튬(삼중수소)을 연료로 사용하고 온실가스가 배출될 염려가 없어 꿈의 청정에너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8월 말 완공된 KSTAR는 수소(H) 원자핵이 결합해 헬륨(He)으로 바뀔 때 나오는 핵융합 에너지를 연구하는 실험 장치이다. 융합로 안에 태양과 유사한 환경(플라스마)을 만들어 인공태양이라고도 불린다.
1995년부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30여 개 연구소와 기업이 참여해 약 3090억 원의 비용을 들여 세계에서 6번째로 완공됐다.
▶본보 2007년 9월 1일자 A1면 참조
인공태양이 뜬다…한국형 핵융합로 세계 6번째 완공
교과부 당국자는 “KSTAR는 지난달 13일 210ms(밀리초·1000분의 1초) 동안 플라스마를 발생시키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며 “이후 600회가 넘는 실험을 통해 최고 전류 133kA, 플라스마 발생 지속시간 249ms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플라스마 온도 1000만 도를 얻기 위해 세웠던 목표치 전류 100kA, 지속시간 100ms를 훨씬 뛰어넘는 기록”이라고 덧붙였다.
수소 원자를 결합시켜 에너지를 생산하려면 최소 5000만∼1억 도의 플라스마를 300초 이상 실현해야 한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2016년까지 KSTAR의 플라스마를 수소 핵융합이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재인 전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플라스마 발생 실험 성공으로 KSTAR와 동일 방식으로 짓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성공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러시아, 일본, 중국과 2040년까지 핵융합을 실용화하기 위해 KSTAR보다 20배 큰 공동 실험로 ‘ITER’를 프랑스에 짓고 있다.
KSTAR는 향후 ITER 공동연구를 위한 예비실험 장치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2045년경이면 핵융합을 이용한 발전소가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핵융합:
중수소(重水素)나 삼중수소 등 가벼운 원자핵이 융합되면서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 핵융합을 일으키려면 중수소나 삼중수소의 원자핵과 바깥을 도는 전자가 분리된 채 고루 섞여 있는 플라스마 상태가 1억 도 이상 고온에서 1초 이상 유지돼야 한다. 태양에서 일어나는 원자핵 반응과 수소폭탄 원리도 이와 같은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