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집적도 높인 연성소재 회로기술 개발

  • 입력 2008년 7월 11일 03시 05분


액체와 고체의 중간 성질을 지닌 ‘연성 소재(soft materials)’로 반도체 회로선을 정밀하게 그리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김상욱(사진) 교수팀은 고분자 화합물, 액정, 나노 입자와 같은 연성 소재의 분자를 연구진이 의도한 모양에 가깝게 반도체 기판 위에 세밀하게 그려 집적도를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관련 논문을 신소재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에 5월부터 이달 10일까지 4편을 잇달아 게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연성 소재 분자는 스스로 나노 구조를 형성하는 ‘분자 조립’ 현상을 보인다. 하지만 조립된 모습이 엉킨 실타래 같은 게 문제다. 이렇게 되면 반도체 구실을 할 수 없다. 연구팀은 이를 푼 다음 정렬시켜 반도체 기판 위의 알맞은 자리에 옮겨 놓았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실용화하면 나노 회로선을 반도체에 새기기 위해 사진을 찍는 것처럼 회로선을 만드는 ‘포토리소그래피’ 기법을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널리 쓰이는 이 방법으로는 30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이하 선폭을 지닌 반도체를 만들 수 없다.

김 교수는 “이번 기술이 나노 반도체, 나노 태양전지, 연료전지, 바이오센서 등의 개발과정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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