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즐기는 우리 아이. 혹시 “인터넷 중독”은 아닐까?

  • 입력 2008년 5월 6일 09시 05분


워킹맘인 40대 초반의 여성 J씨는 요즘 고민이 있다. 그녀의 고민은 바로 아이문제.

그녀는 평일 낮에는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없고 퇴근마저 늦기 때문에 아이들과 얼굴 마주 보며 대화할 시간이 많지 않다. 그녀가 쉬는 날,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도 아이들은 그녀와 대화를 차단하고 방에 들어가 하루종일 인터넷에만 매달리고, 그녀도 피곤한 탓에 그런 아이들과의 어울림에 노력을 하지 않고 그녀만의 휴식을 취하곤 했다. 그러던 그녀에게 집에서 쉬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그 동안은 몰랐던 아이의 모습을 보고 걱정이 되었다. 평일이든 휴일이든 여가 시간이 되면 매번 인터넷에만 매달리는 아이를 보면서 그녀는 우리아이가 인터넷중독에 걸린 것을 아닐까 하는 노파심이 생기게 된 것. 어느날은 하루종일, 어느날은 밤을 새면서 인터넷에 매달리는 우리 아이 방치해도 되는 것일까?

게임 또는 인터넷을 하는 정도가 심하여, 정상적인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거나 그것이 불가능한 경우를 게임 인터넷 중독이라고 한다.

인터넷 또는 게임에 중독된 아이는 마음이 복잡하거나 허전할 때 자기도 모르게 인터넷에 접속하여 시간을 보내며 마음의 위안을 얻게 되고 점점 오랜 시간 컴퓨터에 매달리게 된다.

실제로 인터넷 중독에 빠져들기 쉬운 사람들은 주로 10대이면서 사회생활에서 자신감이 결핍된 사람이 많다고 한다.(Griffiths, 1997)

평소에 소극적이고 온순한 아이들은 평소 성격과 달리 인터넷상에서는 매우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자기주장을 펴기도 하고, 때론 공격적인 글로 상대를 공격하기도 한다. 왕따를 당하는 아이의 경우 오프라인에서 친구를 사귈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온라인상에서의 친구와의 관계를 중요시하게 되어 인터넷 의존도는 더욱더 높아지게 된다.

인터넷 중독자들은 자신의 정체감에 불만이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Yong K, 1996)

인터넷중독, 게임중독에 빠진 아이들은 컴퓨터를 하지 않으면 초조함이나 불안감을 느끼고, 컴퓨터를 켜는 순간 긴장 및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안도하게 되며 쾌감을 느끼기까지 한다. 극단적인 경우 인터넷 중독으로 학교를 그만두게 되고 부모와도 자주 싸우게 되며 현실 속의 자신을 부정하고 게임 속의 자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다. 게임 중독의 경우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및 우울하거나 다른 정서적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약물처방을 받고 상담을 통해 정서적 문제를 해결하며, 주변의 많은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아이가 인터넷을 단순히 많이 한다고 해서 모두 인터넷 중독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중독이라는 진단을 받고 치료할 대상의 아이의 경우는 꼭 해야 할 일들을 미루고 컴퓨터 앞에 있는 경우, 현실과 사이버 공간의 판단이 어려운 경우, 컴퓨터 사용문제로 학교나 가족간의 문제가 생기는 경우, 컴퓨터 사용시간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서울과 경기 5개 지역에 위치한 소아청소년 신경정신과 네트워크 "소아청소년 마음클리닉 디딤"(www.didim75.com) 관계자는 “아동 및 청소년기는 인지 정서 발달이 활발히 이루지는 시기이므로 치료가 늦어지면 대인 관계와 학습수행능력발달이 지체되어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라고 전한다.

소아정신과에서 중독현상이 나타나게 되면 아이들에게 맞는 약물치료, 심리치료, 학습치료, 인지치료 등의 치료를 받게 되는데, 우울증 또는 정서적인 고통이 심할 경우, 항우울제등의 약물로 도움을 받고, 심리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게임 인터넷 중독을 가진 아동 및 청소년은 오랫동안 비정상적인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현실생활에 두려움을 가지거나, 우울증 등의 심리적 고통을 호소할 수 있다. 심리치료는 자신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켜 성격적인 약점을 극복하고 변화의 계기를 마련해 주게 된다.

또한 게임 인터넷 중독을 통해 잃어버렸던 학습의욕과 흥미를 다시 찾을 수 있도록 격려하고, 새로운 학습 및 생활습관을 만들어 갈수 있도록 학습치료도 함께 시행하고, 오랫동안 현실에서 격리된 채 게임/인터넷이 만들어 내는 가상현실에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 일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실제 현실에 부딪혔을 때 자신의 무능력함을 느끼고, 두려운 마음을 위축되어 다시 게임/인터넷의 가상세계로 도피하기가 쉽기 때문에 아동 및 청소년의 마음을 지지해주고,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현실에 대한 부정적 인지 패턴 등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지치료도 함께 시행된다.

인터넷은 현실세계에서 의사소통의 비효율성과 실패를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보상수단이 될 수 있다. 이메일, 채팅, 게시판 글 올리기와 같은 인터넷 사용은 의사소통의 한 방법이고, 이에 중독된다는 것은 비현실적 의사소통 방법에 의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아이가 인터넷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다면 그 아이를 질책하기에 앞서 아이의 대화상대가 충분히 되어 주지 못한 어른들의 잘못을 질책하는 것이 먼저 아닐까? 아이들의 심리상태가 어떤지 우리아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 채 부모들이 정해놓은 틀 안에서 우리아이들은 양육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도움말: 소아청소년 신경정신과 네트워크“소아청소년 마음클리닉 디딤"(www.didim75.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