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순물-결함이 최고 다이아몬드 만든다

  • 입력 2008년 5월 2일 02시 59분


4월 15일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는 14캐럿(2.8g)의 분홍 다이아몬드가 150억 원에 거래됐다.

5월이 되면 수많은 신부의 결혼반지로 사랑받는 다이아몬드. 무색투명할수록 가치가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진한 색의 다이아몬드는 소더비나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훨씬 더 비싸게 거래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티파니 보석전’과 덕수궁미술관의 ‘까르띠에 소장품전’에서도 최고 인기의 다이아몬드는 각각 287.42캐럿과 234.69캐럿의 노란 다이아몬드다. 티파니 보석전의 노란 다이아몬드 ‘버드 온 어 록’(사진)은 220억 원의 보험에 가입됐을 정도다.

흥미롭게도 컬러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진 비결은 ‘결함’과 ‘불순물’에 있다.

다이아몬드는 탄소 원자가 정팔면체 형태로 배열돼 만들어진다. 그런데 탄소 대신 다른 원자가 많이 섞여 있거나 분자 구조에 결함이 있을 때 다른 색이 나타난다.

노란 다이아몬드에는 질소가 섞여 있다. 다이아몬드 결정이 만들어질 때 땅 속에 풍부한 질소가 쉽게 탄소 대신 끼어든다. 보석용 다이아몬드의 98%가 질소 원자를 함유하고 있다.

‘가진 자는 죽음에 이른다’는 저주로 유명한 ‘호프 다이아몬드’의 푸른색은 붕소 때문이다. 붕소는 땅 속에 적게 분포해 다이아몬드 결정에 드물게 포함된다.

흡수되지 않고 반사된 빛이 우리 눈에 보이는 다이아몬드의 색을 만든다. 순수한 탄소로 이뤄진 다이아몬드는 빛을 100% 반사해 무색으로 보인다. 하지만 컬러 다이아몬드는 결정에 포함된 미량의 불순물이 특정 파장의 색을 흡수한다.

분홍 다이아몬드는 호주 아가일 광산에서만 발견된다. 아가일 지역은 땅 속에 탄소가 풍부하지 않다. 그래서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질 때 분자 구조가 조금 뒤틀리며 결함이 생기기 쉽다. 이곳의 다이아몬드는 대부분 불투명하거나 잔금이 많아 공업용으로 사용되며 아주 드물게 분홍 다이아몬드가 발견된다.

컬러 다이아몬드는 비싸게 거래되기 때문에 다이아몬드에 인공적으로 색을 넣기도 한다. 천연 다이아몬드에 방사선을 쏘아 결정 구조를 조금이라도 뒤틀리게 하면 색을 띠게 된다. 이런 다이아몬드를 간혹 천연 컬러 다이아몬드로 착각하기도 한다.

한미보석감정원의 김영출 원장은 “최근 국내에 분홍 다이아몬드 11개와 파란색 1개가 들어왔는데 감별 결과 가공된 색이었다”고 밝혔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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