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누적 DMB ‘앞날 가물가물’

  • 입력 2007년 11월 2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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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지상파 수익 구조 취약… 내년 자본잠식 위기

정부규제에 발목 증자 어려워… 업계선 “정책 실패”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지상파 DMB 분야 기업들이 누적 적자로 출범 2, 3년 만에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DMB 업계에 따르면 위성 DMB 사업자인 TU미디어와 지상파 DMB 사업자인 한국DMB, 유원미디어는 누적 적자와 수익모델 부재로 내년 중 자본 잠식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정부 규제 등으로 증자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TU미디어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증자를 계획하고 모(母)기업인 SK텔레콤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SK텔레콤이 증자 참여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위성 DMB는 모기업에 비용 부담만을 주는 자회사가 돼 버렸다”며 “이번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상파 DMB는 더욱 심각한 상태다.

지상파 DMB 기기를 보유한 사람이 676만 명(올해 8월 말 기준)에 이르지만 매출을 광고 수익에만 의존하는 탓에 회사별로 월 매출액이 1억 원 남짓에 불과한 형편이다.

김윤섭 지상파 DMB 특별위원회 사무국장은 “독립법인 형태로 지상파 DMB 사업을 하는 한국DMB와 유원미디어 등은 매월 5억 원가량의 적자를 내고 있어 내년 하반기 중 자본 잠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DMB 기업들의 부실이 누적되면서 DMB 사업과 관련해 정부의 정책실패론이 업계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DMB 업계 관계자들은 “유료방송인 위성 DMB와 무료방송인 지상파 DMB를 같은 해에 허가하고, 지상파 DMB의 무료 서비스를 고집하는 바람에 두 서비스 모두 제 자리를 잡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DMB 분야 기업들도 정부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국DMB 김경선 사장은 “1대 주주 지분이 30% 이하로 제한돼 있어 증자를 하고 싶어도 못하고 있고, 데이터 방송 등 신규 사업은 법적인 근거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TU미디어도 쇼핑채널 별도 편성 허용 등 정책건의문을 방송위원회에 제출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김재철 방송위 뉴미디어 부장은 “DMB 사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제작비 지원을 늘리는 등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규제를 완화하는 근본적인 대책은 법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당장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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