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선구자 왓슨, 우생학 논란 다시 불지펴기

  • 입력 2007년 10월 17일 1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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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연구의 선구자인 제임스 왓슨(79) 박사가 인종간 선천적 인지적 능력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해묵은 우생학적 논란에 다시 불을 지피고 나섰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우생학적 주장은 노예제 정당화 및 독일 나치즘의 유대인 박해 정책을 정당화하는 이론적 배경이 됐다는 점에서 우생학적 주장이 자꾸만 고개를 들고 있는 데 대한 비판론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7일 보도했다.

유전자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내며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왓슨 박사는 최근 영국 일간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흑인들이 백인과 동일한 지적능력을 갖췄다는 믿음은 잘못됐다며 인종간 지능의 우열을 가리는 유전자가 향후 10년 내에 발견될 수 있으리라고 전망했다.

또 곧 출간될 저술에서 격리돼 진화해온 인종간 격차가 존재할 수 있으며 이성적 능력이 보편적 인간성의 유산이라고 볼 근거는 희박하다는 주장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왓슨 박사는 이날부터 영국을 방문, 런던 과학박물관 관람을 거쳐 강연 일정에 나선다.

영국 하원 가정위원회의 케이쓰 바즈 위원장은 이에 대해 "그 같은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가 근거없고 비과학적이며 극단적인 공격성향의 발언을 하게 된 것은 유감"이라며 "과학계가 왓슨 박사의 개인적 선입견으로 보이는 이 주장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1883년 영국의 F 골턴이 창시한 인종차별적 우생학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인종주의적 정책의 배경이 됐다는 비판 속에 자취를 감추는 듯 했다.

그러나 학계에서 이 같은 우생학적 주장은 끊이지 않고 제기되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1994년 찰스 머레이와 리처드 험슈타인의 공저작인 '종(鐘 bell)의 곡선'은 유전학적 원인에 따라 각 인종간에는 지능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가설을 내놓아 논란을 일으켰다.

스티븐 제이 굴드 등 진화생물학자들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지능은 어느 특정 요소만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또 조지메이슨대의 러틀리지 데니스 교수는 "이들의 저작은 흑인들을 생물학적으로 무능한 집단으로 그려 소수자 차별을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공격을 가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미국 심리학자인 리처드 린 교수의 '지능과 국부(國富)', 버클리대 심리학자 아서 젠슨의 'g요소' 등 인종차이를 강조한 견해는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에서 '인종 현실주의자'를 자처했던 심리학자 크리스토퍼 브랜드는 지난 1996년 에딘버러대에서 촉발된 논쟁에서 비판론에 밀리자 자신은 흑인과 인종 문제보다 지능의 문제를 거론했던 것이라고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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