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시기별 관리법

  • 입력 2007년 9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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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은 한 번 걸리면 잘 낫지 않는 만성질환이다. 그러나 불치병은 아니다.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절한 관리를 시작하면 충분히 치료 할 수 있다. 관절염을 앓고 있는 초기 중기 말기 환자 3명으로부터 이들이 어떻게 관절염을 이겨 내고 있는지 알아봤다.》

▼초기▼

아침 저녁으로 스트레칭을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성제일(52·인천 서구 가좌동) 씨는 2년 전 운전을 오래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면 무릎이 심하게 아픈 증세가 찾아왔다. 직업상 많이 걷는 그에게 관절염은 치명적이었다.

그는 의사에게서 “초기에는 통증이 적고 연골 손상도 적으니 휴식을 취하면서 적절한 운동을 하면 나을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의사의 조언대로 누워서 다리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스트레칭을 아침저녁으로 5∼10분씩 했다. 또 일을 마친 후 매일 1시간씩 수영을 했다. 걸을 때는 몸을 반듯하게 펴서 양쪽 무릎에 힘이 고르게 가해지도록 했다. 통증이 심할 때면 소염제를 먹거나 물리치료를 받았다.

3개월 뒤 무릎 통증은 거의 사라졌다. 성 씨는 “약 한 번 먹지 않고 관절염을 치료했다”면서 “반신반의하며 시작한 운동이 그렇게 효과가 클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무릎에 무리를 줄 정도의 운동이나 장거리 운전은 의식적으로 피하고 있다.

▼중기▼

약물치료-가벼운 운동 병행

김은경(5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씨는 3년 전부터 관절염으로 고생하고 있다. 통증 때문에 빨리 걸을 수 없다 보니 횡단보도를 건널 때면 걱정이 앞선다.

의사는 “연골 손상이 어느 정도 진행됐지만 보존적 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병원을 다니며 주사와 물리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다.

김 씨는 통증이 덜한 아침 시간을 이용해 매일 가볍게 걸었다. 운동 중 통증이 생기면 바로 중단했다. 운동 후에는 부기와 열감이 생길 수 있으므로 냉찜질을 해 줬다.

저녁에는 사우나에 들러 물속에서 다리를 움직이거나 조심해서 걷는 운동을 했다. 부력 때문인지 물속에서 운동을 하면 무릎에 부담이 덜했다.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일하는 것을 피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주위에 도움을 청했다. 그 덕분에 통증이 어느 정도 있지만 참을 만한 상황이다.

정광암 힘찬병원 관절염연구소 소장은 “관절염 중기가 되면 연골이 많이 벗겨져서 통증이 심할 뿐만 아니라 관절 안에 물이 차서 무릎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면서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수준에서 가볍게 운동하고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관절 연골 주사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관절경을 이용한 연골봉합술을 받을 수 있다.

▼말기▼

인공관절 수술 후 체중관리

지정애(77·여·서울 노원구 하계동) 씨는 2003년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평소 건강한 편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무릎이 아프고 다리가 붓더니 결국은 걷지도 못하게 됐어요. 거의 기어 다닐 지경이었죠. 친구가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했지만 솔직히 처음에는 주저했습니다.”

그래서 오른쪽 다리만 먼저 수술을 받았다. 일흔셋이라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경과는 아주 좋았고 10여 일 후 왼쪽 다리까지 수술을 받았다.

지 씨는 수술 후 매일 아파트 단지 주위를 천천히 걸으며 가벼운 운동을 했다. 식사량 조절을 통해 체중 관리에도 신경을 썼다. 살찐 체형은 아니었지만 비만이 무릎 관절에 좋지 않다는 의사의 조언 때문이었다.

지 씨는 수명이 10∼15년인 인공관절을 좀 더 오래 사용하기 위해 집에 침대와 소파를 들여놓고 되도록 무릎을 굽히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다행히 수술 전보다 걷는 게 훨씬 수월해졌고 이물감도 크지 않아 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다. 다만 목욕탕에서나 외출을 할 때는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한다. 자칫하면 인공관절이 손상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 소장은 “관절염 말기에는 걷기 힘들 정도로 연골 손상이 심해서 재생이 불가능하므로 인공관절 수술밖에 대안이 없다”면서 “수술 후 체중을 관리하고 좌식생활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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