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 어린이들에게 ‘희망 수술’

  • 입력 2007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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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 민경원(성형외과·가운데)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배한주 간호사(오른쪽)가 화상 흉터로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항생제 주사를 놓고 있다. 타슈켄트=홍수영  기자
서울대 의대 민경원(성형외과·가운데)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배한주 간호사(오른쪽)가 화상 흉터로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항생제 주사를 놓고 있다. 타슈켄트=홍수영 기자
15일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 중심에서 40여 분 떨어진 곳에 있는 한 공립유치원.

3∼7세 된 어린이들이 속옷만 입고 기생충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지어 서 있었다. 120여 명의 어린이 가운데는 김, 박, 최 씨 등의 성씨를 가진 고려인이 30% 가까이 됐다.

홍성태(기생충학교실) 서울대 의대 교수가 투명테이프가 붙은 막대기를 어린이들의 항문 주위에 갖다대고 좌우로 움직였다. 테이프를 현미경으로 관찰해 이 지역의 요충 실태를 추정하는 것.

이날의 기생충 검사는 이달 13일부터 일주일 동안 KT&G 복지재단의 후원으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진행된 서울대 의대 의료봉사활동의 일환이었다.

2004년 성숙환(흉부외과) 분당 서울대병원 교수팀이 우즈베키스탄 국립응급의료센터에서 시작한 무료 수술봉사는 2006년에 이어 올해로 3번째를 맞았다.

구순구개열(일명 언청이)을 갖고 태어난 아부바크르(10) 군의 어머니 바이구베코바 베네라 씨는 13일 봉사단을 센터 입구에서 한참이나 기다리고 있었다. 베네라 씨는 “현지 의사는 못 믿겠다고 아이의 수술을 막아 온 남편이 한국에서 의사들이 온다니까 허락했다”며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흉부외과, 성형외과, 안과, 일반외과 등 의사와 간호사로 구성된 봉사단 41명은 19일까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30여 명이 많은 75명의 수술을 마쳤다.

2004년 성 교수에게 오목가슴 수술을 받은 압둘칼리로프 파루크(13) 군은 당시 늑골에 넣었던 쇠 지지대를 이번에 빼내고는 “숨이 가쁘지 않아 축구도 할 수 있겠다”며 좋아했다.

타슈켄트=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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