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드 부사장 “환자 맞춤형 항암제시대 곧 온다”

  • 입력 2007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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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단백질이 암세포로 변형되는 경로를 아예 차단하는 약이 나올 겁니다.”

한국 제약 및 의학업계를 탐방하기 위해 방한한 세계 8위 제약사인 미국 머크사 머크연구소의 스티븐 프렌드(54·사진) 수석 부사장은 최근 이같이 말했다. 머크연구소는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유명한 가다실을 개발했다.

현재까지 최고 항암제는 암을 유발하는 대표 단백질만을 공격하는 표적 치료제다.

프렌드 부사장은 “표적 치료제는 암 유발 단백질 모두를 공격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면서 “가까운 미래에 암에 걸린 사람이 유전자 검사를 받고 자신에게 가장 잘 반응하는 약을 맞춤형으로 처방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특정 암에 걸린 사람은 단계가 같다면 모두 비슷한 약을 처방받고 있다. 프렌드 부사장은 “한국은 외국과는 달리 환자만 돌보는 임상의사와 연구만 하는 기초의학자가 구분되어 있지 않다”면서 “한국의 의료계는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가톨릭의대 교수들을 두루 만났는데 임상 경험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연구 실적이 우수해 깜짝 놀랐다는 것.

그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국 병원들과 연계해 신약 개발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머크의 한국지사인 한국MSD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위암 항암제 개발을 위한 ‘1상 임상시험’ 허가를 신청했다.

‘1상 임상시험’이란 동물 실험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총 4단계)으로 넘어가면서 거치는 첫 단계다. 머크 측은 그동안 미국이나 유럽에서만 ‘1상 임상시험’을 해 왔으나 한국 의료진이 이 같은 실험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한 것.

한국MSD는 최근 한국의 신약 개발 벤처기업의 발굴을 전담할 ‘과학대사’로 전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 센터장 김규찬 박사를 영입했다.

프렌드 부사장은 “아시아에서 과학대사를 둔 나라는 중국과 한국뿐이며 세계적으로도 몇 나라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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