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더 작게… 더 똑똑하게…

  • 입력 2007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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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엔 휴대전화 TV 등 가전제품만 진화하는 것이 아니다. 의료기기도 진화한다.

혈당이나 간 기능 검사 장치를 휴대전화에 장착해 환자가 직접 측정한 뒤 그 결과를 병원에 전송할 수도 있고 내시경도 지름 0.5mm 작은 침샘 속까지 들어가는 게 개발되어 몸의 미세한 부분까지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휴대전화를 활용한다=종합병원에서 각종 혈액 검사를 받느라 하루가 다 지나가는 경험을 해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엔 휴대전화에 혈액 검사 기기를 장착해 혈당을 검사해 바로 병원에 전송할 수 있다. 주치의 컴퓨터에 결과가 올라오면 주치의는 환자의 휴대전화에 진단 내용을 전송한다.

현재 영동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성모병원이 당뇨 환자 혈당 관리를 이렇게 하고 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내과 안철우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갑자기 저혈당이거나 고혈당일 때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활용한 수시 당뇨 체크는 큰 도움이 된다”면서 “아예 고혈당일 때는 혈당을 떨어뜨리는 인슐린 주사를, 저혈당일 때는 혈당을 높이는 포도당 주사를 직접 놓을 수 있는 기기도 휴대전화에 부착해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간 질환 때문에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환자에게도 희소식이 있다.

최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 나노 연구단은 바이오센서를 휴대전화에 장착해 실시간으로 간 효소 수치를 측정하는 ‘진단 전화’를 개발했다. 이 역시 인터넷으로 병원에 데이터를 보낼 수 있어 집에서 편하게 검진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단은 내년쯤 임상시험을 할 예정이다.

▽디지털 기기가 똑똑해진다=약 먹는 것을 자주 잊는 만성 질환자에게 복용 시간을 바로 알려 주는 디지털 약병이나 소음이 줄어든 디지털 청진기 등 디지털 기술과 의학기술의 접목도 활발하다.

한국 노바티스는 지능형 ‘알람약통’을 4월에 출시한다. 2주 또는 1개월 치 ‘약’을 넣고 복용 시간에 알람을 맞추는 것이다. 약 상자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알람 소리가 꺼지지 않으므로 환자는 정해진 시간대마다 약을 먹을 수 있다.

노바티스 관계자는 “환자들이 약물 복용에 실패하는 주원인이 ‘잊어 버린’ 경우”라며 “우선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 및 편리성을 알아보고 4, 5월부터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진기 제조업체 3M 리트만이 출시한 ‘리트만 E3000’은 주변 잡음을 25%만 흡수하고 심장 소리를 18배나 증폭하게 만들어 더욱 정확한 진단을 가능하게 했다.

회사 측은 “심장 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 청진기도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이제 청진기도 귀에 꽂는 것만을 연상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더 작게 작게=당뇨병 환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혈당 측정기도 점점 작아지고 있다. 존슨앤드존슨메디컬의 ‘원터치 호라이즌’은 크기가 10cm에 불과한 립스틱 모양으로 우선 휴대가 간편하다. 적은 양의 혈액으로 5초 안에 결과를 볼 수 있다.

볼펜 심 크기의 미세한 침샘 내시경도 시술에 사용되고 있다. 지름 0.5∼1.5mm의 침샘에 돌이 생겼을 때 수술을 하지 않고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는 내시경이다.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재원 교수는 “미세 내시경 속에 각종 기구를 넣을 수 있는 장치까지 돼 있어 시술이 간편하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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