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mm뇌속 암세포도 찾아낸다…“치매-간질도 진단”

  • 입력 2007년 3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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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촬영한 뇌 단면 사진(왼쪽)과 산화망간 나노입자로 만든 조영제를 주입해 찍은 사진. 조영제를 투입해 찍은 오른쪽 사진은 동일 부위를 해부해 찍은 사진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선명하게 보인다. 사진 제공 과학기술부
일반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촬영한 뇌 단면 사진(왼쪽)과 산화망간 나노입자로 만든 조영제를 주입해 찍은 사진. 조영제를 투입해 찍은 오른쪽 사진은 동일 부위를 해부해 찍은 사진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선명하게 보인다. 사진 제공 과학기술부
초기 암 세포까지 훤히 볼 수 있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장치용 조영제를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개발했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현택환 교수와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이정희 교수는 15일 “지름이 25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인 산화망간 나노입자를 암에 걸린 쥐의 뇌에 주입해 0.7mm 크기의 암 세포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쓰이는 조영제는 몸에 주입해 MRI 촬영을 하면 화면이 어둡고 흐릿하게 보여 정확한 진단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지름 7∼25nm 크기의 산화망간 나노입자에 조영물질을 입힌 뒤 세포 안까지 침투시키는 방법을 사용해 몸을 해부해서 볼 수 있는 수준의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 교수는 “이 조영제를 이용하면 살아 있는 뇌 조직은 물론 세포 모습까지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어 치매, 파킨슨병, 간질 등 뇌 질환 부위를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 성균관대 울산대 경희대 아주대 삼양사 등 국내 여러 연구팀이 약 1년 6개월간 공동으로 이뤄낸 성과. 산화망간 나노입자의 생산은 서울대가, 동물실험과 MRI 촬영은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이 맡았다.

이 교수는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아직까지 나노입자의 독성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장기적인 관찰과 실험을 거친 뒤 인체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의 권위지인 독일 ‘앙게반테 케미’ 15일자 인터넷판에 소개됐으며 5월에 발행되는 저널 표지논문에 채택됐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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