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맑고 고운 내 목소리 영원히 지키고 싶어~

  • 입력 2007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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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전문치료기관 프라나이비인후과는 최근 20대 이상의 건강한 성인 여성 170명을 대상으로 목소리 노화를 조사한 결과 20대에 비해 50대가 평균 27Hz(피아노 건반 한 음 반 차이)가 낮아지고 소리의 거친 정도도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근 50대 전후 중장년층 여성들 가운데 피부 관리에 못지않게 젊은 목소리를 얻기 위해 신경을 쓰며 음성전문치료기관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음성언어의학연구소 남도현 교수는 “예전엔 아나운서나 강사 등 목소리를 주로 사용하는 직장인들이 노화로 인한 고민을 털어놓는 상담이 많았다”면서 “요즘에는 40, 50대 중장년 여성들이 목소리를 미적 경쟁력으로 생각해 곱고 맑은 목소리를 갖기를 바라며 상담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원인은 성대 노화- 폐기능 약화

나이가 들면 피부에 주름이 생겨 노화현상이 일어나는 것처럼 목소리도 늙는다. 목소리는 폐부에서 나온 공기가 성대 양쪽에 붙어 있는 성대점막의 떨림으로 만들어진다. 이 성대점막 안에 근육이 있는데 노화가 진행되면 탄성이 약해진 성대점막이 부어 떨림 정도가 떨어지면서 거친 목소리가 나온다.

이비인후과에서 성대점막의 떨림 정도를 측정하는 기기를 이용해 노화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여성이 나이가 들수록 남성에 비해 낮고 굵은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폐경으로 인해 신체가 남성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또 목소리를 만드는 성대근육을 비롯한 호흡기관 근육 안에 콜라겐과 엘라스틴 등의 성분이 빠져나가 탄력이 떨어지게 된다.

폐 자체의 기능 약화도 중요한 원인이다. 나이가 들수록 폐활량이 떨어지고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공기를 밀어내는 호기력이 약해진다. 이렇게 되면 꾀꼬리 같은 고음을 제대로 낼 수 없게 된다. 성대인대가 얇아지며, 성대점막이 마르고 근육이 위축돼도 노화 현상이 생긴다.

영동세브란스병원 남 교수는 “최근엔 어린아이도 목소리가 거칠고 탁한 음성이 생겨서 병원을 찾곤 한다”면서 “태권도나 웅변 학원 등에서 심하게 고함을 지르면 어린이도 노화 현상이 일시적으로 찾아오지만 사춘기가 지나면 대개 회복된다”고 말했다.

말할 때 자세도 문제다. 턱이 앞으로 나오면 목이 조여 음색이 탁해지고 거칠어지므로 턱을 최대한 뒤로 당기고 귀가 어깨 라인과 일치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

○ 신문 소리 내서 읽기-노래 부르기 등 발성훈련 도움

목소리는 타고나서 바꿀 수 없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자신의 노력에 따라 목소리를 더욱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

먼저 폐활량을 늘려야 한다. 에어로빅, 조깅, 수영, 걷기, 등산 등 유산소 운동이 좋다. 이런 운동은 목소리를 내기에 충분한 호흡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폐활량을 떨어뜨리는 과도한 음주나 흡연을 피해야 된다. 노래를 전공하는 성악가나 목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인(가수, 아나운서, 연극배우, 교사, 강사, 목사 등)들은 음주와 흡연을 멀리해야 한다.

발성훈련을 통해 성대근육을 단련하면 젊은 목소리를 유지할 수도 있다.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선 입을 다물고 이가 서로 닿지 않게 한 상태로 ‘음’하는 소리로 ‘도레미파솔’ 음을 반복해 소리 낸다. 처음은 각 음을 길게 내고, 다음은 도부터 솔까지 한번에 부른다. 이것을 3번 반복한다. 이때 입술이 간지러운 느낌이 들도록 소리를 내야 한다.

매일 아침에 신문이나 시조, 시 등을 소리 내서 읽거나 하루에 2, 3곡 정도의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다. 나이가 들면서 대화 상대가 줄어 들어 장기간 말을 하지 않으면 성대 건강에 좋지 않다.

목소리가 건조해져서 소리가 잘 나지 않을 때는 따뜻한 물이나 차 등을 마시거나 도라지나 은행을 먹어 성대 점막에 습기를 공급하면 도움이 된다.

남 교수는 “목소리를 많이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여성이라면 폐경기 이후 호르몬 요법을 통해 목소리 노화 현상을 늦추는 방법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목소리가 평상시와 다르게 나고 말을 할 때 목이 뻐근하거나 가래가 걸린 느낌이 3주 이상 지속되면 성대에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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