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신부전 환자 20년새 15배 급증…발병률 세계 4위

  • 입력 2006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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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팥이 망가져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말기 신부전 환자가 20년 동안 15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뇨 합병증으로 생긴 말기 신부전 환자의 생존율은 암 환자의 평균 생존율보다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콩팥은 사람의 허리뼈 양쪽에 위치해 몸에서 나온 노폐물과 수분을 제거하며 인체의 체액을 일정한 상태로 유지 조절하는 장기다.

대한신장학회는 1986∼2005년 전국 280개 의료기관에서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 등을 받은 4만4333명의 말기 신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첫 대규모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신장 기능이 90% 이상 상실되면 말기 신부전이 되며 회복이 불가능해 혈액투석 등의 치료를 받게 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86년 말기 신부전 환자는 2534명이지만 2005년 12월 말 현재 4만4333명으로 15배로 급증했고 또 2005년 환자 수만 해도 8623명에 이르렀다.

2005년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말기 신부전 환자의 발병 원인은 ‘당뇨병 합병증’(38.5%), ‘고혈압 합병증’(16.9%), ‘만성 사구체 신염’(14.5%)의 순이다. 특히 당뇨병을 앓고 있는 말기 신부전 환자의 5년 생존율(2001∼2005년)은 39.9%로 비당뇨 환자의 5년 생존율(65.1%)보다 크게 낮았을 뿐 아니라 암 환자의 5년 생존율(49.5%)보다도 낮았다.

대한신장학회 김성권(서울대병원 내과) 이사장은 “당뇨 환자의 콩팥은 피 속에 필요 이상의 당(糖) 성분과 결합한 단백질이 있어 신장 부위 혈관을 딱딱하게 만들기 때문에 고장을 일으킨다”면서 “당뇨병으로 인한 말기 신부전 환자 발생 비율은 멕시코 말레이시아 미국에 이어 한국이 세계 4위”라고 말했다.

신장 질환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심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피로감을 잘 느끼고 기운이 없다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식욕이 감퇴되거나 △밤에 쥐가 잘 나고 발과 발목이 붓거나 △아침에 눈이 푸석푸석하고 피부가 건조하고 가렵거나 △소변을 자주 보고 밤에 자다가도 소변 때문에 일어나야 한다면 한번쯤 신장 질환을 의심하고 요검사를 받는 게 좋다.

학회는 ‘콩팥을 망치는 5가지 잘못된 생활습관’을 △단백질 과다 섭취 △염분 과다 섭취 △흡연과 과도한 음주 △불필요한 약제 복용 △비만 등이라고 밝혔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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