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피플]인터넷에 울고 웃고… 고진선 푸르지오몰 대표

  • 입력 2006년 11월 2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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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보람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자신이 공급한 물건을 써 본 고객이 다른 사람에게 권유할 때”라고 답하는 고진선 대표. 신원건 기자
언제 보람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자신이 공급한 물건을 써 본 고객이 다른 사람에게 권유할 때”라고 답하는 고진선 대표. 신원건 기자
《‘인터넷 시대’라는 세상흐름을 간파해 돈 버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남보다 먼저 인터넷과 친해졌고,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채는데 빠르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점. 인터넷을 활용해 돈 버는 우리 주위 사람들을 만나보자. 인터넷 시대에 사는 ‘삶의 지혜’를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지 않을까.》

#1. 좌절

하늘이 노랬다. 앞이 캄캄했다. 2003년 10월. 잘나가는 벤처사업을 접어야만 했을 당시 삶에 대한 의욕도 접고 싶었다. 하지만 아이 둘이 눈에 밟혔다.

그때까지만 해도 고진선(44) 씨는 잘나가는 ‘벤처사업가’였다. 대학 졸업 후 전공(전자계산학)을 살려 광주에서 소규모 컴퓨터학원을 운영하다 사업의 길로 나섰다. 청소년 유해 프로그램을 차단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벤처사업으로 영역을 구축했다. 여성 사업가 100인에도 당당히 끼어 각종 행사에 얼굴을 드러냈을 정도.

벤처사업을 접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한지 얼마 안 돼 청소년 유해 프로그램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정보통신 당국이 비슷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하기 시작했다.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

#2. 재기

다시 무일푼. 하지만 오기가 생겼다. 경력을 살려 인터넷 쇼핑몰을 구축해 보기로 했다.

달랑 20만 원을 밑천으로 화장품 등 여성들이 주로 쓰는 제품을 취급하는 쇼핑몰 푸르지오몰(www.prugiomall.com)을 만들었다.

“더 좋은 상품을 더 싸게 공급하면 무조건 팔린다.”

그가 찾아낸 ‘비법 아닌 비법’은 간단했다. 이게 먹혔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품질이 괜찮은 상품들을 찾아내기 시작한 것. 일단 팔릴 만한 물건을 찾아내면 공급처와 ‘가격 흥정’이라는 전쟁을 치러야 한다. 이 난관을 어떻게 넘느냐에 따라 인기상품 여부가 결정된다.

한번은 모 생산업자가 개당 10만 원이 넘는 괜찮은 화장품을 개발해 놓고도 유통문제로 고민을 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무조건 찾아갔다. 가서 보니 이 화장품은 자연원료를 사용해 유통기한이 다른 화장품보다 훨씬 짧았다. 코너에 몰린 공급업자와의 협상을 통해 무려 개당 9900원에 많은 물량을 팔 수 있었다고. ‘여성’ ‘뷰티’ ‘웰빙’을 3대 키워드로 삼고 다양한 제품군을 갖췄다. 덕분에 ‘옥션’에 개설된 개인 쇼핑몰 가운데 선두권의 판매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3. 노하우

고 대표는 “상품에 대한 안목이 있느냐가 이 사업을 좌우한다”고 못 박았다.

“널리 알려진 상품은 가격 협상력이 없어 주 제품으로 삼기엔 한계가 있다. 숨어 있는 진주를 찾듯 알려지지 않은 상품을 찾아 공급채널을 갖추는 것이 이 사업의 관건인 것 같다.”

안목을 갖추려면 스스로가 소비자가 돼 각종 물건을 사서 직접 써봐야 한다고도 했다. 상품에 대한 주변의 평도 꼼꼼하게 체크하는 ‘열린 자세’로 무장하는 것은 기본.

김동원 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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