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화상 86% 집에서 일어난다

  • 입력 2006년 10월 2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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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전기밥솥, 트레드밀(러닝머신) 등의 가전기구가 소아 화상을 일으키는 주범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소아과학회가 2001년 1월∼2005년 12월 한림대 의대 한강성심병원에 입원한 15세 이하의 화상 어린이 2613명을 대상으로 화상의 원인 및 유형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화상을 입은 장소의 85.9%가 집이었다.

화상 유형으로는 뜨거운 물에 의한 화상이 1853건(71%)으로 가장 많았으며 접촉열화상은 273건(10%), 화염화상이 212건(8%), 수증기에 의한 화상이 123건(5%) 순이었다.

화상을 입은 총 2613명 중 남아 1465명(56.1%), 여아 1148명(43.9%) 순으로 남아가 여아보다 1.27배 더 많았다. 연령별로는 1∼5세가 61.0%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발생 시간은 오후 6∼8시 313명(17.3%)으로 가장 많아 저녁식사 시간대에 발생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뜨거운 물에 의한 화상의 원인으로는 국, 라면, 커피, 끓는 물 등 다양하지만 최근 가정 내에 정수기 보급률이 증가함에 따라 정수기의 뜨거운 물에 의한 화상도 2004년에는 2001년에 비해 2배로 증가했다.

뜨거운 물건을 만져서 화상을 입는 접촉열화상은 다리미가 31.5%로 가장 많았다. 이는 다림질 도중 잠시 다리미를 세워 두는 사이 아이가 뜨거운 바닥 면을 만지거나 다림질을 끝낸 뒤 잔열이 남은 다리미를 바닥에 세워 두었을 때 아이들이 접촉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작동 중이거나 과열된 트레드밀도 화상의 한 원인으로 꼽혔다. 작동 중인 트레드밀 발판을 만지거나 틈새에 손이나 발이 끼어서 접촉 화상을 입거나 과열된 트레드밀의 열 때문에 화상을 입는 것이다.

한강성심병원 소아과 김광남 교수는 “참살이(웰빙) 문화에 따른 생활습관의 패턴이 바뀜에 따라 화상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도 변하고 있다”며 “화상 위험이 있는 물건은 안전관리에 유의하고 아이가 의사소통이 가능한 나이가 되면 위험한 물건에 대해 주의를 주어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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