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어떤 질병에 많이 걸리나

  • 입력 2006년 9월 10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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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절반은 여성이지만 '병원 세상'에선 여성이 더 많다. 지난해 한국 여성은 남성보다 37만 명이 적지만 환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200만 명가량 많았다. 몸의 변화에 민감한 여성의 질병을 들여다봤다.

▽여성은 어떤 질병에 많이 걸리나=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5년 의료급여 통계에 따르면 여성은 외래진료 주요 질병 200개 가운데 154개, 입원진료 주요 질병 200개 가운데 115개에서 남성보다 환자 수가 많았다.

여성의 대표적 질환은 △눈 질환(2만4539명·인구 10만 명 당 환자 수 기준·중복 진료 포함) △생식기(1만9781명) △위·십이지장·대장(1만5155명) △관절(1만4258명) △피부(1만1302명) △허리·척추(9442명) △임신·출산(6169명) △비뇨기(5949명) △월경(4968명) △신경(2938명) △정신(2772명) △유방(2140명) △갑상선(2023명) △골다공증(1569명) △빈혈(1180명) △심장 및 순환기(1180명) △골절(325명) △뇌혈관(82명) 등의 순이었다.

2001년과 비교해 유방(1191명), 갑상선(1279명), 빈혈(915명) 환자 수가 크게 늘었다. 의료계는 아이를 적게 낳으면서 유방 질환, 무리한 살빼기 등으로 빈혈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보고 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관절, 골다공증 질환은 10~50대에서 10세 단위 연령대가 바뀔 때마다 환자 수가 두 배 안팎으로 늘었다. 뇌혈관 질환은 40대에서 두 배로 뛰었다.

▽가벼운 질병으로 병원 찾아=유방 월경 등 여성 전용 질환을 제외하면 여성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질병에 자주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십이지장·대장 관련 질환에 있어 여성은 위염 및 십이지장염, 기타 비감염성 위장염 및 대장염 환자 등이 남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남성은 위암 위궤양 등 심각한 질병의 환자 수가 훨씬 많았다.

정신질환에서 여성은 우울증, 두통증후군, 불안장애 등이 많았지만 남성은 알코올에 의한 행동 및 정신장애, 정신분열증 등이 많았다.

김진세 고려제일정신과 원장은 "신경성 위염이나 과민성 대장증상 여성 환자 많은 것은 한국의 전통 질환인 '화병'과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는 스트레스성 질환=2001년에 비해 우울증, 불안장애 등으로 치료를 받는 10대, 20대가 크게 늘었다. 10대 정신질환 여성 환자 수는 2001년 472명에서 2005년 616명으로 30.5%, 20대는 1200명에서 1584명으로 32.0% 늘었다. 다른 연령대는 -1.5~8.2% 의 증가율을 보였다.

을지병원 신경정신과 신홍범 교수는 "요즘 10대는 수험생 스트레스, 20대는 취업 스트레스로 병원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여성이 남편과 사별하거나 자녀를 키운 뒤 느끼는 허무함에서 비롯되는 '빈둥지증후군'과 우울증 환자 증가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용성 질병도 증가=각막염, 결막염 등 눈 질환 환자는 10대(1만2270명)와 20대(1만2687명)에서 가장 많았다. 나이가 들수록 백내장 환자 수가 크게 늘었다.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안과 주천기 교수는 "여성이 외모에 신경을 써 콘택트렌즈를 많이 끼기 때문에 10~20대 각막염, 결막염 환자 수가 많다"고 말했다.

미용과 관련된 또 다른 질병은 피부질환. 여성이 자주 걸리는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나 자극성 접촉 피부염은 화장과도 관련이 있다.

▽노년의 성, 즐기는 성 = 여성 생식기 질환 가운데 바르톨린선의 질환, 트리코모나스증, 여성 골반의 염증성 질환은 성 접촉으로 생기는 '성병'이다.

여성 성병 환자는 2001년과 비교해 10~40대에서 줄었지만 50대는 1408명에서 1484명으로 5.4%, 60대 이상은 321명에서 336명으로 4.7% 늘었다. 의료계는 장년 및 노년층 여성의 성 관계가 2001년에 비해 활발해 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분만을 포함한 임신·출산 관리를 받는 40대는 2001년 512명에서 2005년 636명으로 24.2%으로 30대(40.6%)와 함께 늘었다. 하지만 분만 환자 수는 30대만 3.5% 늘었다.

Y 산부인과 김 모 원장은 "10, 20대는 피임 지식이 늘고 사후 피임약이 나오면서 낙태와 분만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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