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자외선 막으면 10년은 젊어진다

  • 입력 2006년 6월 12일 03시 02분


코멘트
태양이 뜨거워지고 있다. 자연적인 노화 다음으로 피부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자외선이다. 젊은 피부를 유지하려면 자외선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태양이 뜨거워지고 있다. 자연적인 노화 다음으로 피부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자외선이다. 젊은 피부를 유지하려면 자외선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70세 노인의 목과 어깨, 손과 팔 부위의 주름 정도엔 큰 차이가 있다. 학계에서는 자외선의 영향 때문으로 보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대병원
70세 노인의 목과 어깨, 손과 팔 부위의 주름 정도엔 큰 차이가 있다. 학계에서는 자외선의 영향 때문으로 보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대병원
《이틀에 한 번 면도할 때마다 스팀타월 마사지를 하는 직장인 김모(43·서울 서초구 반포동) 씨. 세안할 때도 비누가 아닌 클렌징 폼을 사용한다. 최모(41·서울 은평구 불광동) 씨는 폭음이 잦아 세안도 못한 채 잠들 때가 많다. 흡연량은 하루 한 갑. 사업 때문에 주말이면 골프를 치지만 자외선 차단제도 거의 챙기지 않는다. 두 사람의 ‘피부 나이’ 차이는 어느 정도일까. 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에 의뢰해 색소 침착 정도를 측정해 보니 김 씨와 최 씨는 각각 10%, 47%였다. 40대 초반의 기

준치는 25∼30%. 피부 나이 차이는 10년 이상이었다.》

▽피부, 왜 늙을까=잡티와 주름은 나이 탓이 가장 크다. 다음으로는 자외선이 꼽힌다.

기미 검버섯 등 색소 침착은 뺨 이마 등 특정 부위에 멜라닌 색소가 유달리 많이 쌓인 것. 표피에 있는 멜라닌 세포는 자외선을 받으면 멜라닌 색소를 활발히 만들어 피부에 ‘보호막’을 만들지만 부위에 따라 자외선에 반응하는 정도가 달라 잡티가 남는다.

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 한승경 홍보위원장은 “주름은 나이가 들면서 표피 아래 진피에 있는 콜라겐과 탄력섬유가 덜 생기고 더 많이 망가지면서 표피에 ‘변형’이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외선은 이 콜라겐과 탄력섬유의 변형을 더욱 자극하는 주 원인. 같은 노인이라도 햇빛을 받은 얼굴과 옷으로 가린 몸통의 주름이 다른 이유다.

▽자외선, 피부 노화에 가장 큰 영향=자외선 흡연 등은 피부노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걸까.

서울대 의대 피부과 정진호 교수는 최근 한국의 성인 407명을 조사해 ‘답’을 냈다.

노화 다음으로 영향력이 큰 요인은 자외선. 하루 평균 자외선 노출 시간이 5시간 이상인 사람에게 심한 주름이 생길 가능성은 노출 시간이 1, 2시간인 사람에 비해 4.85배 높았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심한 주름이 생길 위험이 3.69배.

폐경 이후에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분비가 급격히 줄어 50대 이후엔 여성의 주름이 훨씬 많다. 실제 폐경 이후 심한 주름이 생길 가능성(폐경 6∼10년 뒤)은 폐경 5년 전에 비해 5배나 높았다. 여성이라도 아기를 한 명 낳을 때마다 심한 주름이 생길 가능성은 1.83배씩 올라갔다.

흡연 여부도 중요했다.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에 비해 하루 한 갑씩 30년 동안 피우면 2.83배, 50년이면 5.53배였다.

▽예방과 치료=예방엔 자외선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

레티노이드 약물은 콜라겐과 탄력섬유의 생성을 돕고 색소침착도 없애는 효과가 입증됐다. 용량 결정이 중요한 만큼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일반 화장품에 들어있는 레티놀은 효과를 내기에는 용량이 부족한 경우도 많다.

비타민C와 같은 항산화제가 콜라겐이나 탄력섬유를 망가뜨리는 역할을 억제한다는 것도 학계의 정론. 과일 야채 녹차 등을 많이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과일을 갈아 바르는 등으로는 비타민C가 피부에 흡수되지 않는다.

에스트로겐도 피부 노화를 예방하는 만큼 ‘유사 에스트로겐’이 풍부한 콩 석류 해바라기씨 등을 먹는 것도 좋다.

치료법은 다양하다. 피부의 색소를 빼는 약물이나 레이저 등은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자외선차단제 3시간에 한번 발라야▼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는 비결이 뭔가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면 당혹스럽다. 지성 피부인 터라 면도 후에도 로션을 전혀 사용하지 않을 정도인데 비결이라니….

하지만 꼭 하나 챙기는 건 있다. 자외선 차단이다.

흔히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까지는 가급적 자외선을 쬐지 말고 외출할 때는 챙이 20cm 이상인 모자, 선글라스, 양산을 챙기라지만 피부과 의사인 나도 지키기가 쉽지 않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자외선 차단 제품을 ‘제대로’ 쓰는 것이다. 자외선 차단 제품에는 자외선 차단지수(SPF) 수치가 써 있는데 대개 15∼30이지만 최근엔 40, 60, 심지어 100까지 나왔다.

가장 큰 오해는 SPF 수치가 두 배 높으면 그만큼 오래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으로 여긴다는 것. 하지만 수치와 관계없이 모든 자외선 차단 제품은 2, 3시간 간격으로 발라야 한다.

SPF 수치가 두 배이면 효과도 그럴까. 물론 아니다. SPF 15는 자외선 B를 92%, SPF 30은 96.7%, SPF 40은 97.5% 정도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일반 외출 땐 15, 레저 활동엔 30이면 충분하다. 바르는 양도 중요하다. 원칙적으로는 피부 1cm²에 2mg을 발라야 한다. 하지만 권장량의 절반도 바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SPF 표시만 있는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 B만 차단함을 알리는 것이다. 자외선 A를 차단하는 표시인 PA가 있는지도 확인하자.

노영석 한양대 의대 피부과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