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논란]원천기술-바꿔치기-스너피 여전히 미궁

  • 입력 2005년 12월 24일 03시 03분


코멘트
스너피도 혹시?23일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줄기세포 논문 조작 파문으로 교수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서울대 수의대를 떠난 뒤 복제 개인지 의혹을 받고 있는 스너피가 서울대 관계자와 동물병원을 거닐고 있다. 연합뉴스
스너피도 혹시?
23일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줄기세포 논문 조작 파문으로 교수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서울대 수의대를 떠난 뒤 복제 개인지 의혹을 받고 있는 스너피가 서울대 관계자와 동물병원을 거닐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중간조사 결과 발표에서 밝혀지지 않은 의혹은 적지 않다. 조사위는 황우석(黃禹錫) 석좌교수 연구팀의 조작 여부뿐만 아니라 황 교수가 주장하는 ‘원천 기술’의 존재 여부를 검증하기로 했다.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의 존재, 바꿔치기 여부, 복제 개 ‘스너피’의 진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천 기술 증명=원천 기술의 확인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지난해 연구 성과의 경우 줄기세포와 체세포의 DNA가 일치하더라도 줄기세포가 ‘단성생식(처녀생식)’으로 생긴 배아에서 나온 것인지, 복제된 배아에서 추출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황 교수팀의 지난해 논문에서 체세포와 난자를 제공한 여성은 한 명이다. 황 교수팀은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뒤 전기충격을 가해 체세포와 융합(복제)시켜 배아를 얻고 이로부터 줄기세포를 추출했다고 발표했다.


서울대 조사위 중간조사 결과 발표

클릭하면 큰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이미지 클릭후 새창으로 뜨는 이미지에 마우스를 올려보세요. 우측하단에 나타나는 를 클릭하시면 크게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성생식일 경우 굳이 체세포와 융합하지 않아도 난자에 전기충격을 가하면 난자가 분열을 시작하며 배아처럼 자랄 수 있다.

지난해 논문의 공동 저자인 미국 미시간대 동물생리학과 호세 시벨리 교수는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가 단성생식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증명했다. 시벨리 교수가 줄기세포에서 DNA를 추출해 검사한 것인지, DNA만을 받아 검사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의 존재=황 교수는 22일 검찰에 낸 수사요청서에서 2, 3번 줄기세포를 포함해 6종의 줄기세포 DNA를 분석한 결과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아닌 미즈메디병원에 보관돼 있는 수정란 줄기세포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의 말대로 2, 3번 줄기세포마저 환자 맞춤형이 아니라면 2005년 논문에 소개한 11개 줄기세포는 모두 ‘가짜’라는 결론에 이른다.

하지만 황 교수는 연구 당시에는 분명 2개의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존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줄기세포가 바꿔치기됐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사위는 황 교수 연구팀으로부터 건네받은 9종의 줄기세포에 대한 DNA 지문분석을 3곳의 외부기관에 의뢰했다. 이 중 1종은 2004년 논문의 줄기세포로 2005년 논문과는 무관하다. 또 황 교수는 2, 3번 줄기세포를 포함해 6종이 환자 맞춤형이 아니라고 수사요청서에서 주장했다.

따라서 황 교수의 주장이 맞는다면 조사위가 분석을 의뢰한 9종 가운데 나머지 2종이라도 DNA가 일치해야 황 교수팀이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바꿔치기가 있었나=황 교수가 바꿔치기됐다고 처음 주장한 것은 16일 기자회견에서였다.

하지만 이런 의혹에 대해 미즈메디병원 노성일(盧聖一) 이사장과 미국 피츠버그대 김선종 연구원은 “바꿔치기는 있을 수 없고 바꿔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이 서울대 수의대 연구실에 들어갈 때나 나올 때 항상 서울대 연구원이 있어 바꿔치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노정혜 서울대 연구처장은 “바꿔치기 의혹에 대해서는 얘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김 연구원과 면담을 통해 의혹의 많은 부분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 대목은 검찰의 수사를 통해 밝혀질 가능성이 높다.

▽스너피는 진짜인가=조사위는 복제 개 스너피의 체세포를 제공한 ‘아빠 개’와 대리모, 그리고 스너피로부터 각각 체세포(혈액세포)를 얻어 DNA 지문분석을 의뢰했다. 아빠 개와 스너피의 DNA는 핵에서 뽑은 것은 완전히 일치해야 하고 미토콘드리아에서 추출한 것은 달라야 복제가 증명된다. 또 대리모와 스너피의 DNA는 모두 일치하지 않아야 한다.

스너피가 복제된 것이 아니라면 복제배아에서 줄기세포를 만드는 기술 자체가 허위라는 방증이 된다. 물론 ‘영롱이’도 복제된 것이 아닐 것이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wolfkim@donga.com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cosmo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