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파동]스너피-영롱이 검증 어떻게 하나

  • 입력 2005년 12월 21일 03시 02분


코멘트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황우석 교수팀의 2005년 사이언스지 논문뿐만 아니라 영롱이, 스너피 등 복제 동물 연구 성과도 검증할 태세다. 이에 따라 영롱이와 스너피에 대한 검증 가능성 및 검증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롱이는 국내 최초의 체세포 복제 젖소로서 2000년 일반에 공개됐다. 영롱이를 둘러싼 의혹의 핵심은 체세포 복제가 아닌 할구 복제로 탄생한 소라는 것이다. 할구 복제란 정자와 난자가 결합한 뒤 2배수로 계속 늘어나는 세포를 각각 분할해 핵을 제거한 난자에 넣어 동물을 복제하는 기법이다. 쌍둥이가 태어나는 원리와 비슷하다.

황 교수팀은 DNA 지문 분석 자료도 갖고 있지 않다. 영롱이 연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당시 논문을 쓰지 않아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검증이 불가능하다”며 “영롱이가 국내에선 화제였지만 세계적으론 5번째 성과였기 때문에 학문적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MBC PD수첩 취재팀은 “황 교수가 영롱이의 모세포를 갖고 있다고 했다”면서 “이 모세포를 이용해 미토콘드리아 검사를 하면 검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복제 개 스너피를 검증하는 절차는 의외로 간단하다.

스너피의 체세포를 떼어내 핵과 미토콘드리아에 있는 유전자를 각각 분리하고, 이것을 스너피에게 체세포를 제공한 ‘아빠 개’의 유전자와 비교하면 된다. 핵 유전자가 정확히 일치하고 미토콘드리아 유전자가 다르면 스너피가 복제 개라는 사실이 입증된다.

서울대 수의대 황철용 교수는 20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복제 개 ‘스너피’의 세포 제공견 ‘타이’의 주인”이라며 “타이와 스너피가 (복제견을 위장한) 쌍둥이 개란 말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다”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wolfkim@donga.com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피츠버그대, 김선종 박종혁씨 조사▼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쓴 줄기세포 논문의 조작 여부를 조사해 온 미국 피츠버그대 관계자는 19일 “황 교수의 논문을 과학적 진위 조사위원회가 조사하고 있으며 내년 1월 중순이면 조사를 마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사위원회는 이날 김선종, 박종혁 두 연구원에 대한 조사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황 교수팀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집중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황 교수 논문의 교신저자인 제럴드 섀튼 교수의 파면설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어떤 예단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논문 조작에 개입한 정도가 클 경우 감봉, 정직은 물론 연구비 몰수와 함께 파면까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 버넘 인스티튜트의 에번 스나이더 박사는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황 교수의 논문이 의심을 받는 상황에서 줄기세포허브 프로젝트에 협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나이더 박사는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허브가 지원하는 연구센터를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외곽에 세울 계획을 갖고 있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연합뉴스

▼방송위 PD수첩 경징계조치…MBC, 이르면 27일 방송재개▼

방송위원회는 20일 MBC PD수첩이 지난달 22일 방영한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에 대해 경징계인 권고 조치를 내렸다.

방송위는 징계 사유로 PD수첩이 방영 과정에서 난자를 제공한 여성의 사생활을 노출한 점 등을 들었다.

MBC는 방송위의 징계와 관계없이 이르면 27일부터 PD수첩을 다시 방영키로 했다.

MBC 최진용(崔震溶) 시사교양국장은 20일 “PD수첩 재개는 확정했으나 시기를 정하지 못했다”며 “프로그램 이름을 그대로 쓸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편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 파문으로 광고가 떨어졌던 MBC 뉴스데스크의 광고가 원상회복됐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