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증식억제효소 정체 밝혔다

  • 입력 2005년 11월 4일 04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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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세균증식억제효소를 장에서 발견한 이화여대 이원재 교수(오른쪽)와 하은미 씨. 사진 제공 이화여대
세계 최초로 세균증식억제효소를 장에서 발견한 이화여대 이원재 교수(오른쪽)와 하은미 씨. 사진 제공 이화여대
활성산소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인체에서 양이 많아지면 정상 세포를 공격해 만성 염증과 노화를 일으킨다. 하지만 아예 없어도 문제다.

병균이 포함된 음식을 먹으면 인체는 즉각 활성산소를 만들어 ‘살균 작업’에 들어간다. 음식물이 통과하는 위, 소장, 대장 등의 표면 끈끈한 점막 부위에서 활성산소가 만들어진다. 만일 활성산소가 없으면 병균 때문에 소화기관에 염증이 생기고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이화여대 분자생명과학부 이원재(38) 교수와 박사과정생 하은미(26) 씨는 장에서 활성산소를 만드는 ‘세균증식억제효소(듀옥스)’의 정체를 세계 최초로 밝혔다.

연구팀은 초파리를 대상으로 듀옥스를 만들 수 없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후 대장균, 효모, 살모넬라 등 병균을 먹였다. 그 결과 평균 수명이 100일인 초파리가 불과 3일 만에 죽었다. 또 초파리의 소화기관 세포에 듀옥스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동안 듀옥스의 존재는 알려져 있었지만 구체적인 기능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연구논문은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온라인판 4일자에 게재됐다.

하 씨는 “병균 수가 평소의 1000배에 이르면 초파리가 죽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듀옥스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약물을 개발하면 만성 염증 질환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와 하 씨는 1월 활성산소가 역할을 끝내면 카탈라아제라는 효소에 의해 제거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 과학전문지 ‘디벨럽멘탈 셀(Developmental Cell)’ 1월호에 게재한 바 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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