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반신욕, 혈액순환 돕지만 당뇨환자엔 역효과

  • 입력 2004년 12월 12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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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반신욕 열풍이 불었다. 배꼽 정도까지만 물에 담그는 목욕법이다. 한 방송 건강프로그램에서 집중 조명한 게 계기가 됐다.

아직도 대중탕에 가면 이런 문구가 붙어있다. ‘반신욕을 하면 만병이 사라진다.’

정말 그럴까.

반신욕 옹호론자들은 이 목욕법이 간 질환이나 당뇨병 치료에 매우 효과가 높다고 한다. 아토피를 고친다는 주장도 있다.

대체로 한의학에서는 반신욕의 효과를 인정한다. 보통 상체에는 열이 차 있지만 하체에는 차가운 기운이 많다. 이럴 때 반신욕을 하면 하체가 따뜻해지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노폐물이 빠져나가면서 기의 흐름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학자들은 반신욕이 특별히 좋은 목욕법이라고 보지 않는다. 물론 목욕 자체가 혈액순환을 돕는 좋은 방법이란 점은 맞다.

그러나 반신욕에 들이는 시간을 똑같이 걷기나 달리기 등 운동에 투자한다면 어떨까. 의사들은 운동이 건강증진 효과가 더 크다고 말한다. 또 전신욕과 비교했을 때 반신욕이 좋다는 의학적 근거 역시 찾을 수 없다고 설명한다.

양한방을 가리지 않고 공통된 부분이 있다.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것.

우선 오래 반신욕을 하다보면 몸에서 힘이 빠지는 경우가 있다. 평소 땀이 많거나 땀을 흘린 뒤 몸이 되레 피곤하고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이런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이런 체질이라면 40도가 넘는 온도에서 20분 이상 목욕을 할 경우 일어나다가 갑자기 쓰러지는 ‘기립성 저혈압증’이 나타날 수 있다. 가급적 반신욕을 36∼37도 정도에서 20분 이내에 끝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섣불리 반신욕을 하면 안 된다. 만약 만성이라면 혈관이 탄력성을 잃고 좁아진 뒤이기 때문에 반신욕으로 혈액순환이 개선되지 않는다. 오히려 피부가 썩고 상처가 덧날 가능성이 크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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