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웨더 김경혜씨, 기업에 맞춤식 기상정보 제공

  • 입력 2004년 10월 5일 1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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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더의 온도추로 기온을 읽는 갈릴레오 온도계 옆에서 포즈를 취한 김경혜씨는 “올겨울은 빨리 오고 매우 추울 것”이라고 ‘예보’했다.-김미옥기자
실린더의 온도추로 기온을 읽는 갈릴레오 온도계 옆에서 포즈를 취한 김경혜씨는 “올겨울은 빨리 오고 매우 추울 것”이라고 ‘예보’했다.-김미옥기자
‘날씨를 파는 것’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들이 있다. 사전 수요 예측이 중요한 기업에 맞춤식 기상정보를 파는 기상컨설턴트가 그들이다.

민간 기상정보업체 케이웨더의 김경혜(金璟暳·28) 컨설턴트는 요즘 의류업체 관계자들과 올겨울 패션 트렌드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 주요 일과다. ‘기상전문가가 웬 패션’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고객(기업)의 특성을 알아야 ‘맞춤 기상정보’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객 연구’가 필수다. 그가 기온 강수량 습도 일사량 등 필요한 기상정보를 제공하면 기업은 이에 맞춰 디자인, 인력·자재 조달, 제품 출시 시기 등을 결정한다.

“의류, 식음료, 유통, 건설, 해운 등의 분야는 특히 날씨에 따라 매출에 큰 차이가 납니다. 예컨대 피자는 비 오는 날에 잘 팔리기 때문에 언제 비가 올지, 오면 몇 시쯤 올지 등에 대한 정보를 미리 입수해 재료와 배달인력 등을 충분히 확보하면 매출을 올릴 수 있죠.”

기상 컨설턴트들은 일반 기상예보에는 포함되지 않는 세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강점. 예컨대 기상청 정보는 시도 단위를 기본으로 하는 반면, 기상 컨설턴트들은 읍면동 단위까지 접근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지역별 판매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돈을 받고 파는 만큼 품질에 대한 책임과 부담이 크다. 첨단 기상관측 장비와 기상청 자료, 미국 유럽 등지로부터 입수한 기상 데이터 등을 활용해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를 정밀하게 추적하는 작업 하나하나에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그나마 봄과 가을은 기상이변의 확률이 낮아 업무가 훨씬 수월한 편이라고 한다.

그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대기학을 전공하고 2년째 기상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예보가 틀려 고객들에게서 항의를 받을 경우의 스트레스도 적잖겠건만 “고객들도 ‘날씨는 하늘의 뜻’인 줄 아니까요”라며 웃는다. 스트레스는 오히려 엉뚱한 데 있다나. “금요일이 되면 주말 날씨를 묻는 친구들의 전화가 줄을 잇죠. 이게 바로 기상전문가의 직업적 부담인가 봐요.”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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