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도 탈북자 인터넷방송 ‘자유 북한’ 사장 김성민씨

  • 입력 2004년 3월 30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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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바깥세상으로 전파할 인터넷방송 ‘자유북한’의 김성민 사장이 녹음실에서 준비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변영욱기자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바깥세상으로 전파할 인터넷방송 ‘자유북한’의 김성민 사장이 녹음실에서 준비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변영욱기자
1999년 중국을 거쳐 한국에 도착한 김성민(金聖玟·42)씨. 탈북자단체 ‘백두한라회’를 이끌고 있는 그는 요즘 인터넷방송 사장으로 ‘변신’했다.

다음달 20일 본격적으로 방송을 시작하는 ‘자유북한’(www.freenk.com)은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탈북자 인터넷방송이다. 탈북자들의 육성(肉聲)을 전하려는 마음에서 인쇄매체가 아닌 인터넷방송을 선택했다.

첫 시도라 어려움이 적지 않다. 사업자 등록을 추진하던 2월 김 사장은 문화관광부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탈북자 인터넷방송 추진이 남북장관급회담에 장애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사업자 등록을 강행했다.

방송 설립에 필요한 자금은 그 취지에 공감한 탈북자 20여명이 정부로부터 받은 정착지원금과 남한에서 번 수입의 일부를 내놓아 해결됐다. 이렇게 마련된 돈이 3000만원. 직접 페인트칠을 하는 등의 노력 끝에 서울 시내 2곳에 작은 녹음실 2개를 갖췄다. 두 곳을 마련한 것은 한 곳에서 방송이 불가능할 경우 다른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다음달 본방송을 앞두고 현재 탈북자 출신 남녀 아나운서 3명이 합류하는 등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는 것이 김 사장의 설명. 매일 한두 시간씩 새로 녹음해 재방송하는 ‘미국의 소리(VOA)’나 ‘자유아세아방송(RFA)’처럼 매일 한 시간씩 새로운 내용을 내놓고 계속 송출할 계획이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매일 10분씩 민주주의 철학 강좌를 진행한다.

“북한에서는 인터넷방송을 들을 수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다 방법이 있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북한 땅에서도 청취할 수 있는 VOA 방송에 ‘자유북한’이 제작한 남북한 뉴스분석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계약했다는 것. 매일 7분짜리 콘텐츠가 하루 종일 재방송된다.

“남한과 북한의 뉴스를 무미건조하게 전달하는 게 아니라 탈북자의 시각에서 분석하는 내용입니다. 국내외 탈북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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