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만성비염-비뚤어진 치아 "겨울방학을 기다렸다"

  • 입력 2003년 12월 14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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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2주 뒤면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긴 겨울방학에 들어간다. 방학은 학기 중에 꽉 짜인 스케줄 때문에 미뤄두었던 아이들의 질환을 치료하기에 더 없는 적기이다. 방학이 시작되기 전 아이에게 어떤 이상이 있는지 살펴보고 예약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이 방학 때 체크해야 될 질환들을 짚어봤다.

▽만성비염=평소 약물치료로 효과가 없고 코가 막혀 입으로 숨쉬거나 코를 심하게 고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의 만성비염은 수술 대상이다. 만성비염엔 콧살이 붓는 비후성비염과 코 가운데 부위 칸막이 역할을 하는 뼈가 휜 비중격만곡증이 대표적. 특히 비후성비염은 비중격만곡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비후성비염은 메스나 레이저로 살을 잘라낸다. 최근엔 출혈의 부작용을 줄인 시술로 전기침을 코 점막에 찌른 뒤 열을 발생시키는 고주파를 흘려 점막을 제거하는 코블레이트를 사용하기도 한다. 비중격만곡증은 메스를 사용해 물렁뼈 일부를 잘라 제거하거나 물렁뼈에 칼집만 살짝 내고 뼈를 바로 세우는 비중격성형술을 한다. 시술은 30분 정도면 끝나지만 점막이나 물렁뼈가 아물 때까지 주 2, 3회, 한달 정도 병원을 다녀야 한다.

▽축농증과 편도선=축농증은 얼굴뼈 주위 공기방인 부비동에 콧물이 쌓여 염증이 생긴 상태. 누런색의 콧물이 특징이다.

하나이비인후과 이상덕 원장은 “축농증은 약물치료가 잘 되지만 3개월 이상 약물치료해도 효과가 없을 때 수술을 한다”며 “코뼈의 성숙이 끝나는 만 15∼17세가 수술 대상”이라고 말했다.

축농증 치료는 내시경을 주로 이용한다. 두 시간 정도 걸리며 1∼4일이면 퇴원할 수 있다. 한편 편도선은 만 4세 이상으로 △편도선으로 인해 코골이가 심하거나 △편도선과 함께 중이염이나 축농증의 재발이 반복되거나 △편도선염이 1년에 5회 이상 생겼을 때가 수술 대상이다. 그러나 만 12세가 지나면 편도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시기 선택에 주의해야 한다.

▽흉터와 점=흉터 제거의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흉터를 잘라내고 다시 꿰매는 흉터제거수술. 그러나 손톱자국이나 여드름 흉터와 같이 작은 흉터는 레이저를 이용한 박피술을 사용한다.

아이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점은 편평하면서 흑갈색을 띠고 있는 것이 많다. 대부분의 점들은 CO2 레이저를 이용해 치료하며 색깔이 푸르거나 붉은 점은 색소제거레이저 등을 이용해 치료한다. 보통 2, 3주면 상처가 아물며 2, 3개월이 지나면 완전히 회복된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서대헌 교수는 “선천적으로 생기는 까만 점인 선천성멜라닌세포모반은 레이저로 치료받아도 대부분 재발되므로 근본적 치료법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여드름=중고생 환자가 많지만 초등학생 4, 5학년생들도 여드름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쥐어뜯어서 생기는 여드름 흉터를 막기 위해 일찍 치료하기도 한다.

서 교수는 “여드름 치료에 사용되는 먹는 약들은 뼈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초등학생 때는 바르는 약이 주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이상준 원장은 “먹는 약이나 바르는 약으로 잘 치료가 되지 않는 여드름은 한달에 1, 2회 정도 레이저를 이용해 치료한다”며 “그러나 여드름은 활발한 호르몬의 작용 때문에 생기므로 재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치아교정=이가 비뚤어졌거나 뻐드렁니, 아래턱이 튀어나온 주걱턱은 방학이 되자마자 치과로 직행해야 한다. 일반적인 치아교정은 이갈이가 활발한 만 7, 8세 때 시작한다. 교정치료를 받으려면 방사선 검사와 치아모형제작 등의 과정이 필요하므로 최소 일주일 이상의 시간적인 여유가 필요하다. 만 7세쯤엔 충치가 생기기 쉬운 부위를 치아색깔과 같은 재료로 미리 메워 주는 실란트(치아코팅)를 해주면 충치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치아표면에 6개월에 한번 불소를 발라주면 적은 비용으로 충치를 예방할 수 있다.

▽학습에 문제가 있던 아이=평소 수업시간에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산만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아이는 소아정신과에서 학습능력에 대한 집중력 검사, 학습방법 및 태도 검사, 종합학습능력검사 등을 받아 본다. 일주일 전엔 예약해야 하며 비용은 각각 5만∼10만원 정도.

학습부진은 △집중력에 문제가 있거나 △불안, 우울로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못했거나 △건강상에 문제가 있거나 △가족이나 선생님과 관계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

마음누리 신경정신과 정찬호 원장은 “집중력에 문제가 있는 아이라면 정신과에서 시행하는 주 1회, 한 달 기간의 학습향상프로그램을 받으면 대개 좋아진다”고 말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소아정신과에선 방학 동안 산만하고 과잉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을 모아 집단치료와 약물복용 등으로 치료한다. 치료기간은 10주 정도. 최근에 컴퓨터를 이용한 게임 치료법도 도입됐는데 효과는 아직 미지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조기에 치료받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나빠져 우울증이 생기거나 성인이 돼 반사회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도 아동심리상담소나 소아정신과 등을 통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어떤 상황을 설정해 이를 해결하게 하는 역할놀이(놀이치료)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총 10회에 걸쳐 치료받는다.

▽눈 검사=아이가 자꾸 TV 앞에 다가가 보고 눈을 비비거나 찌푸리면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그러나 초등학생 3, 4학년 미만 어린이는 근시는 아닌데 멀리 있는 것이 잘 안 보이는 가성근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안경점에서 무조건 안경을 맞추지 말고 안과에서 가성근시 여부를 먼저 알아본다. 한편 양 눈의 눈동자가 안쪽으로 몰리거나 바깥쪽으로 몰리는 사시를 그대로 방치하면 안경을 껴도 정상시력이 나오지 않는 약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사시 치료는 늦어도 만 6, 7세 이전엔 반드시 받아야 된다.

▽포경수술=꼭 수술을 받아야 되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 중이다. 그러나 표피의 감염을 예방하고 청결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서 나쁠 것은 없다. 포경수술이 성기능을 떨어뜨린다든가, 성기를 잘 자라게 한다든가 하는 말은 근거는 없다. 시기는 국소 마취를 견딜 수 있는 초등학교 5, 6학년이 좋다. 너무 어릴 때 하면 통증에 대해 좋지 못한 기억이 남을 수 있다. 비용은 10만∼20만원 정도며 일주일이면 회복된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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