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행복한 세상]"주인님 뭘 도와드릴까요" 인공지능 로봇

  • 입력 2003년 6월 18일 1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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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로툭스의 로봇청소기 '트릴로바이트'. 소니의 로봇 애완견 '아이보'
일렉트로툭스의 로봇청소기 '트릴로바이트'. 소니의 로봇 애완견 '아이보'

《미국 뉴저지주에 살고 있는 리처드 가족은 설거지, 청소, 요리, 정원손질 등 집안일에 시간을 크게 쓰지 않는다. 스스로 모든 집안일을 해결하는 가전제품을 새로 장만한 덕분이다. 기적 같은 기능의 가전제품은 바로 앤드류라는 이름의 가사 로봇. 이 로봇은 200년간 부지런하고 공손하게 소임을 다하도록 설계됐다. SF 소설의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을 영화화한 ‘바이센테니얼 맨’의 이야기다. 가사 로봇 시대의 도래를 예고한 이 영화의 배경은 2005년. 전문가들은 실제로 몇 년 뒤면 영화 속 앤드류 수준은 못 돼도 사람 대신 각종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가사 로봇 활용이 대중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일본 미쓰비시 연구소는 2010년에는 생활 로봇이 본격 확산되고, 2020년에는 ‘1가구 1로봇’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했다. 올 들어 인공지능 로봇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청소로봇을 비롯해 사람을 닮은 로봇제품의 상품화가 잇따르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은 고령화 사회의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는 대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각광받는 로봇청소기=사람 대신 집안 청소를 맡는 로봇청소기는 상품화가 가장 활발한 분야. 올 들어 국내외 업체들이 제품을 내놓고 치열한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웨덴 일렉트로룩스는 올 초 가정용 로봇 진공청소기 ‘트릴로바이트’를 한국 시장에 시판했다. 228만원대의 트릴로바이트는 센서로 집안의 크기를 측정한 다음 책상이나 침대 밑을 돌아다니면서 먼지와 오물을 제거한다. 전기가 떨어지면 충전기로 이동해 스스로 충전하는 기능도 갖췄다. 인공지능도 갖춰 벽이나 가구 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피해 간다.

LG전자의 ‘로보킹’은 한국 주거환경에 맞는 청소기능을 갖춘 제품. 효율적인 동선을 스스로 계산해 실내 곳곳을 청소하고 작업이 끝나면 충전기로 자동 복귀하는 기능을 갖췄다. 초음파 센서가 14개, 적외선 센서가 4개 달려있어 장애물이나 현관 베란다 계단 등 추락위험이 있는 곳을 피하도록 설계했다. 가격은 249만원으로 리모컨으로 청소기 전원과 방향을 제어할 수 있으며 외출시에는 예약 청소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이 밖에 미국 아이로봇의 50만원대 로봇청소기 ‘룸바’도 시판됐으며 삼성전자와 우리기술 등이 로봇청소기의 시판을 준비하고 있다.

▽본격화되는 인간형 로봇 개발=최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로봇 전시회 ‘로보덱스 2003’에는 다양한 인간형 로봇이 소개됐다. 로봇 개발에는 일본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주인과 일상적인 대화를 하며 주인을 보호하는 가정용 로봇 ‘와카마루’를 선보였다. 이 로봇은 배터리가 소진되지 않도록 스스로 충전하는 기능을 가졌다. 와세다대는 보고 듣고 감촉을 느끼며 냄새까지 맡는 로봇 ‘WE-4R’를 소개했다. 로봇이 사람과 감정까지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 일본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는 공사현장에서 대형 굴착기를 척척 움직이는 작업 로봇 ‘HRP-1S’을 선보였으며 도쿄이과대는 사람과 대화하며 감정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짓는 얼굴 로봇 ‘사야’를 출품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는 가정에서 전자제품을 제어하고 음성을 인식해 집안을 모니터링하는 ‘아이마로(IMARO·Intelligent Mobile Assistant Robot)’를 개발, 상품화를 준비하고 있다.

▽즐거움을 주는 애완로봇=1997년 등장한 소니의 강아지 로봇 ‘아이보’는 애완용 로봇 붐을 일으켰다. 아이보는 인공지능 로봇 산업이 즐거움을 주는 ‘애완용’ 시장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사람의 명령을 알아듣고 감정을 표현하며 스스로 움직이는 아이보는 매년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소니의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고무공을 가져다 대면 진짜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오고 낯선 사람이 만지면 경계의 몸짓을 보이는 ‘아이보’ 최신형의 가격은 250만원대.

일본 혼다가 개발한 키 160cm의 두 다리 로봇 ‘아시모’는 도쿄의 과학미래관에서 연봉 2억원을 받고 안내 도우미로 일하고 있다. 최근 기능을 개선한 아시모는 더욱 원숙한 걸음걸이를 선보여 사람을 닮은 로봇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영국의 ‘로보독’은 사냥개 모양의 로봇으로 주인이 없을 때 집을 지킬 수 있다. 다섯 살짜리 어린이를 등에 태우거나 장애물을 넘는 기능으로 사랑받고 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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