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따라잡기]IH 전기밥솥

  • 입력 2002년 12월 15일 17시 04분


IH전기밥솥(열판)과 열판 전기밥솥의 가열 방식 비교. IH는 밥솥을 사방에서 가열하지만, 열판은 밥솥 아래 부분만 가열한다.사진제공 LG전자
IH전기밥솥(열판)과 열판 전기밥솥의 가열 방식 비교. IH는 밥솥을 사방에서 가열하지만, 열판은 밥솥 아래 부분만 가열한다.사진제공 LG전자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밥은 흔히 ‘가마솥에 지은 밥’이라고 한다. 가마솥 밥이 왜 맛이 좋을까. 장작으로 불을 때 화력이 강한데다, 장작불이 가마솥을 입체적으로 가열해 쌀이 층지지 않고 골고루 익기 때문이다.

요즘 나온 전기밥솥 중에는 첨단 기술을 이용해 ‘가마솥 밥맛’을 낸다고 하는 것들이 있다. ‘IH(전자유도가열·Induction Heating)’라는 말이 붙어 있는 전기밥솥이다. 실제로 이런 전기밥솥으로 지은 밥은 꽤 맛있고 차지다. 또 시중에 나온 전기밥솥 중 가장 비싼 편이다.

기존 전기밥솥은 전기난로와 비슷한 ‘열판 히터’를 이용한다. 밥솥 아래에 열판 히터가 있고, 뜨겁게 달궈진 열판이 밥솥 아래 부분을 가열한다. 그러나 IH전기밥솥은 장작불처럼 밥솥 전체를 입체적으로 달궈 밥을 짓는다.

IH전기밥솥은 밥솥 주위에 구리코일을 감아 자기장을 변화시키면 밥솥에 2차 전류(유도 전류)가 흐르게 된다. 이 유도 전류가 밥솥에 흐르면 저항 때문에 밥솥이 뜨거워져 쌀이 끓게 되는 것이다. 고등학교 물리 시간에 배운 유명한 ‘맥스웰의 방정식’다.

IH전기밥솥은 열판 방식보다 더 강한 열을 낼 수 있다. 또 사방에서 가열하기 때문에 밥물이 강한 대류를 일으키며 열을 골고루 전달해 쌀이 구석구석 잘 익는다. 한때 일제 전기밥솥이 인기였지만 쿠쿠, LG전자 등 국내 회사들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첨단 제품을 만들어 내면서 요즘은 국산 제품이 더 인기다.

IH 기술은 흔히 ‘불꽃 없는 불’로 불리며 다른 조리 기구에도 이용되고 있다. 요즘 가스렌지 대신 검은 색 판에 냄비나 주전자를 올려놓고 데우는 조리 기구가 많다. 이들 중 판이 붉게 변하지 않는 것은 IH 기술을 이용한 것들이다.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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