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훈련 방법은 1982년 캐나다의 스포츠 과학자인 레거 박사가 최대산소섭취량을 늘이기 위해 개발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20m 구간을 21단계 별로 갈수록 빨라지는 오디오 카세트나 CD의 신호음에 맞춰 왕복 달리기한다.
첫 1분 동안은 시속 9㎞로 달리지만, 1분마다 신호음의 간격이 짧아져 속도가 0.5㎞씩 단계적으로 빨라진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더 빨리 달리고 중간에 쉬는 시간도 줄어든다. 선수들은 극한 상황에 도달했다가 어느 순간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된다.
유럽의 프로 축구 선수들은 포지션과 역할에 따라 8.6∼14㎞를 뛴다. 마라톤보다는 짧은 거리다. 대신 선수들은 한 경기에서 평균 96회 전력 질주를 한다. 따라서 축구 선수들은 ‘셔틀 런 테스트’에서 100회 이상 왕복달리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은 ‘저승사자’란 별명을 가진 레이몬드의 혹독한 훈련 아래 대부분 130회 이상의 관문을 통과했다.
유럽 프로 축구 선수들은 보통 한 시즌에 60회의 시합과 220회의 훈련을 한다. 시즌 당 뛰는 거리는 무려 3000㎞. 시합보다 훈련 때의 운동량이 훨씬 많고 격렬하다. 축구 영웅들의 화려함 이면에는 혹독한 훈련의 과정이 숨어 있는 것이다.
‘셔틀 런 테스트’의 장점은 최대산소섭취량을 늘려 지구력과 순발력을 강화한다는 점이다. 최대산소섭취량은 몸무게 1킬로그램 당 1분에 섭취할 수 있는 산소의 양. 섭취량은 나이와 근육량의 감소에 따라 줄지만 운동을 하면 늘어난다. 섭취량이 많을수록 파워와 스피드를 더 낼 수 있고, 전력 질주한 뒤 피로 회복 속도도 빠르다.
요즘 유럽에서는 ‘셔틀 런 테스트’가 축구 외의 다른 운동 그리고 청소년의 기초 체력 향상 도구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소리와 음악에 맞춰 몇 명이 짝을 지어 함께 왕복달리기를 할 수 있고, 왕복 횟수를 토대로 최대산소섭취량도 계산할 수 있어 재미있어 한다.
체력검사 웹사이트인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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