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몸냄새, 땀+세균 탓…땀샘 없애면 '고민 끝'

  • 입력 2002년 5월 19일 17시 33분


서울 양천구에 사는 이모씨(29·회사원)는 겨드랑이에서 풍기는 암내로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틈나는 대로 화장실에서 씻어내곤 하지만 그때뿐. 이씨는 자연히 사람을 대하기가 점점 부담스럽다. 치료하려고 마음을 먹지만 일주일간이나 시간을 내서 수술과 입원을 해야된다는 말에 계속 미루고만 있다.

습기와 고온이 냄새를 더 강하게 진동시키는 계절이다. 따라서 이씨와 같이 몸냄새의 약점을 가진 사람들은 괴롭기만 하다.

몸냄새는 비단 땀이 많은 겨드랑이 등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어떤 이들은 몸 전체에서 보통사람과는 다른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몸냄새는 왜 나며 여름철 대표적인 몸냄새인 액취증은 왜 생길까?

▽몸냄새의 주범〓우리 몸이 더울 때에는 땀샘의 작용으로 땀구멍을 통해 땀을 증발시켜 체온을 낮춘다. 이는 땀이 증발할 때 주변의 열을 빼앗아 가는 냉각효과 때문. 이러한 땀이 우리 몸냄새의 주범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악취나는 물질은 바로 체모 근처에 몰려 살고 있는 박테리아가 땀 성분을 분해해 만든다.

물론 박테리아뿐만 아니라 머리피부 성기 및 항문의 주변에 몰려 있는 기타 분비샘의 분비물이 불쾌한 냄새를 풍기는 물질로 변하기도 한다.

▽대표적임 몸냄새인 액취증과 치료〓암내를 심하게 풍기는 사람은 남의 눈치코치를 보느라 여름에도 짧은 소매의 셔츠를 입기가 망설여진다.

암내는 겨드랑이의 아포크린 땀샘에서 나온 땀을 세균이 지방산과 암모니아로 분해하기 때문에 생긴다. 보통 사춘기 때 몸의 내분비 기능이 왕성해지고 이로 인해 아포크린 땀샘이 커지면서 생기기 시작해 남녀 모두 갱년기 뒤엔 없어지는데 흑인 백인 황인종 순으로 많다. 암내는 남녀 구별없이 생기며 부모 중 한 사람만 심한 암내를 풍길 경우에도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50%.

가벼운 증상이라면 몸을 자주 씻어 청결을 유지하고 땀을 억제하는 약제,살균작용의 약용비누, 연고 등을 발라 예방할 수 있다. 또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고 파우더 등을 뿌려 겨드랑이를 건조하게 유지하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겨드랑이털을 제거해 땀이 마르도록 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방법.

근본적인 치료법은 땀이 생산되는 아포크린 땀샘을 제거하는 것.

예전의 수술법은 겨드랑이에 아포크린 땀샘이 분포된 부위를 모두 잘라낸 후 꿰매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흉터와 피부가 당기는 부작용으로 현재는 다른 방법이 사용된다. 즉 겨드랑이 피부를 조금 잘라 피부밑 조직 부위에 분포한 아포크린 땀샘과 모근을 제거해 다시 꿰매는 것. 재발률은 8∼10%정도다. 최근엔 지방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초음파지방흡입기나 레이저나 절연침 등을 이용해 흉터를 크게 남기지 않고 아포크린 땀샘을 제거하기도 한다.

▽증상에 따른 몸냄새〓동양인은 서양사람에게서 노린내가 난다고 말하지만 서양인은 아시아인이나 에스키모에게는 비린내가 난다고 말한다. 이는 건강한 사람의 공통적 특징. 병에 걸리면 이와는 다른 독특한 냄새가 난다.

장티푸스에 걸리면 갓 구워낸 갈색빵 냄새, 결핵탓 림프샘염에 걸리면 김빠진 맥주 냄새가 난다. 디프테리아 환자는 달콤한 냄새, 당뇨병 환자나 신부전증 환자는 아세톤 냄새를 풍기며 녹농균 감염증에 걸리면 포도냄새, 파상풍은 사과 썩는 냄새가 난다. 따라서 몸에서 냄새가 나면 얼른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도움말〓연세대 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유원민 교수, 아름다운 나라 피부과 서상우 원장)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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