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전화는 생명줄"…언제 어디서나 통화

  • 입력 2001년 12월 10일 18시 41분



지난달 25일 오전 3시쯤. 전북 군산시 서해안의 바위에서 한 난파선 선장 이모씨(48)가 공포에 떨고 있었다. 배는 폭풍우로 침몰했고 선원 5명은 바다에 실종된지 이미 오래였다.

마침 인근을 지나던 한 배가 유진호의 파편 조각을 발견했다. 이 배는 사고소식을 다른 배들에게 알려 혹시라도 표류하고 있을 선원들을 구조하고 싶었지만 폭풍우로 통신이 두절된 배들이 많았다.

발을 동동 구르던 사람들은 사고지역 인근에 피항해 있던 한 배에 위성전화가 장착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위성전화는 기상조건이 악화해도 통신이 가능하다. 이 전화 덕분에 선장 이모씨는 구출됐다.

이처럼 긴급한 순간에 위력을 발휘하는 위성전화는 정확하게 말하면 ‘저궤도 위성 시스템을 이용한 전화’이다. 지상 1400㎞ 상공에 띄운 인공위성을 이용해 휴대전화 일반전화 공중전화를 거는 것으로 현재 글로벌스타(Globalstar) 이리듐(Iridum) 아이코(ICO) 등이 서비스 된다.

글로벌스타는 한국의 데이콤을 포함해 영국 프랑스 미국 일본 중국 등지의 통신사업자들이 공동출자한 컨소시엄으로 세계 20여개 지역에 위성 지구국을 두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4월 여주에 지구국을 두면서 서비스되기 시작했고 현재 한국에서 유일하게 이용가능한 위성전화다. 이리듐은 97년 세계적으로 서비스되면서 SK텔레콤이 한국에 들여왔으나 지난해 사업권을 반납했다. 아이코는 2003년쯤 한국에서 서비스될 예정.

위성전화가 산악지역이나 바다 등지에서도 통화성공률이 높은 이유는 인공위성을 여러 대 띄우기 때문. 글로벌스타의 경우 무려 40여대의 위성을 띄워서 세계 대부분 지역을 적어도 2개 이상의 위성이 도달할 수 있게 했다. 위성전화의 원리는 ‘전화 거는 사람→인공위성→위성지구국→일반전화망→전화 받는 사람’ 식으로 전파가 이동하게 되는 것.

전화기 이용방법은 어떤 지역과 통화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에서 한국으로 위성휴대전화로 통화할 때는 일반 휴대전화 이용법과 같다. 대신 일반 전화기에서 위성전화 또는 위성전화에서 위성전화로 걸때는 식별번호를 넣어줘야 한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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