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한글보다 한자읽을때 오른쪽 뇌 더 활성화

  • 입력 2001년 11월 8일 18시 49분


한자를 읽을 때(왼쪽)는 우반구의 시각 기능이 더 활성화된다.
한자를 읽을 때(왼쪽)는 우반구의 시각 기능이 더 활성화된다.
한자를 읽을 때는 한글보다 오른쪽 뇌가 더 활성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려대 남기춘 교수(심리학과)는 한글과 한자에 따라 뇌에서 활성화되는 부위가 달라진다고 최근 열린 한국심리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남 교수는 ‘뇌 활동사진기’로 불리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장치(fMRI)로 뇌를 촬영해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한국인 대학생 6명에게 한글과 한자 단어를 각각 보여준 뒤 뇌 사진을 찍었다.

실험 결과 한자를 읽을 때는 한글을 읽을 때보다 뇌의 오른쪽 반구중 시각정보를 담당하는 부분이 더 활성화됐다.

이 부분은 글자를 읽을 때 복잡한 모양의 단어를 처리하며, 얼굴 형태와 표정을 인식하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글을 처리할 때는 뇌의 좌우 반구중 단어의 음과 뜻을 떠올리는 부분이 더 활성화됐다.

이같은 결과는 중국인 화교 8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 모국어와 상관없이 한글과 한자를 읽을 때 뇌의 다른 부분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 교수는 “한자가 한글보다 글자 모양이 더 어렵고 그림과 비슷하기 때문에 시각 정보를 담당하는 부분이 더 활성화되고, 한글은 소리를 쉽게 연상하기 때문에 소리와 관련되는 부분이 더 활성화된다”고 설명했다.

외국에서도 음운 변화가 규칙적인 이탈리아어와 불규칙적인 영어를 읽을 때 뇌에서 활성화되는 부위가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으며, 전북의대 김연희 교수도 한글로 생각하면 영어보다 뇌에서 공간지각을 담당하는 부분이 더 활성화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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