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동기식 수익성 논란…"해볼만" "해봤자"

  • 입력 2001년 1월 19일 18시 28분


“3, 4년 뒤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동기사업이 훨씬 수익성이 좋을 것이다.”(안병엽 정보통신부장관)

“동기사업은 누가 하든 실패할 확률이 높다. 시장 1, 2위 사업자가 모두 비동기로 가는 상황에서 3위 사업자는 어떤 인센티브를 받아도 시장을 뒤집을 수 없다.”(비동기사업권 획득사의 한 고위관계자)

정통부의 IMT―2000 동기사업자 선정방안 발표를 앞두고 동기사업의 사업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SK텔레콤과 한국통신 등 2개 비동기사업자에 이어 등장할 유일한 동기사업자가 과연 앞으로 IMT―2000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 하는 것.

이는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의 생존 가능성, 국내 통신산업 전체의 판도 및 세계 진출 가능성과도 맞물려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정통부는 동기식에 낙관론〓정통부는 사업성을 낙관하는 쪽이다. 22일 동기사업자 선정 및 육성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 사업자 선정작업을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안장관은 “시장 1, 2위 사업자가 비동기로 돌아섰지만 동기사업이 훨씬 유리하다”며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부호분할다중접속(CDMA)기술에 바탕을 둔 동기사업이 산업 전략적으로 필요하고 사업자에게도 유리하다는 믿음에서다. 미국과 중국 등 시장도 확산될 전망이어서 수출에도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동기사업권에 재도전하는 하나로통신도 이에 동조한다. 신윤식 하나로통신사장은 “동기식은 기존망을 재활용해 투자비를 줄일 수 있고, 조기 상용화도 유리하다”며 “사업권을 딸 경우 무난히 시장 2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기식은 사업성 없다”〓사업성이 없다는 쪽은 비동기 대세를 형성한 통신시장에서는 3위 사업자가 1, 2위를 추월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을 든다. 이는 비동기사업권 경쟁에서 탈락한 LG가 동기사업 도전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이유. LG 관계자는 “세계시장의 대세가 비동기식으로 판가름났는데 소비자들이 글로벌로밍 등에 취약점을 지닌 3위 사업자의 동기식 서비스를 선택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한다.

비동기 진영 고위관계자의 말처럼 업계 주변에는 동기식 사업여건이 불리하다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 3세대 사업을 동기식과 비동기식으로 갈라 산업경쟁력을 떨어뜨리느니 비동기식으로 단일화하고 4세대 시장에 대비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상황 바꿀 변수 많아〓하지만 통신시장에는 동기시장의 사업성을 좌우할 변수가 많아 동기사업자의 성공 여부에 대한 예단은 어려운 상황. LG의 통신사업 철수 가능성,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의 2강체제 고착, 포철의 진입, 세계시장의 흐름 등이 그것이다.

정보통신정책 분야의 전문가인 김상택 이화여대교수(경제학)는 “국내 휴대통신 시장이 2강체제로 좁혀지는 것은 경쟁유도 및 산업발전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3위 사업자의 도태를 막을 수 있는 동기사업자 육성정책을 추진하되 사업실패에 대한 부담을 국민과 정부가 지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동기식, 비동기식▼

동기식(同期式·synchron―ous)은 위성을 통해 데이터를 전송하면서 시간을 일률적으로 맞추는 방식이다. 비동기식(asynchronous)은 기지국을 통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맞추지는 않는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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