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생존자]60일 대장정 마무리…하루 5천회 클릭

  • 입력 2000년 12월 10일 18시 09분


60일간 쉬지 않고 생존마을을 구석구석 들여다보던 13개의 카메라가 동시에 눈을 감았다.

7일 오후 5시반.

드림라인 등 5개 업체가 주관한 인터넷 생존게임 ‘5000만의 선택! 최후의 생존자’(www.5000choice.com)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네티즌의 투표에서 종합 1위는 김종수씨(38·농업인)가 차지해 상금 1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김진(29·카피라이터) 최은영(21·학생) 김민석(31·사회복지사) 진경수씨(28·자영업)가 그 뒤를 이었다.

행사기간 중 총 누적투표수는 30만4503표. 최후의 생존자 홈페이지에 마련된 하이라이트 코너는 건당 하루평균 5000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네티즌의 호응은 ‘대체로 성공’이라는 평가. 그러나 이 행사는 ‘엿보기 게임’의 문제점에 대한 논란도 낳았다.

▼동호회 '최사모'도 운영▼

▽네티즌 참여〓투표에 참가한 네티즌 중 남성이 약80%. 초반에는 ‘미모의 여성 참가자’에게 표가 집중됐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의 일상을 통해 네티즌이 선호하는 한국인을 알아본다’는 취지가 흐려지자 3주째부터는 마이너스 투표제 등 보완책이 도입됐다.

게시판에 성적인 농담이나 참가자에 대한 원색적인 비방이 올라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인신공격을 자제하자는 네티즌들의 자성도 있었으나 평범한 시민이었던 참가자들이 뒤늦게 자신에 대한 ‘루머와 비방’이 난무했던 것을 알고는 충격을 받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홈페이지에 마련된 게시판 쇼핑몰 채팅방 등을 통해 의견을 말하거나 선물을 참가자에게 줄 수 있었다. 중반 이후에는 ‘최후의 생존자’게임에 대한 동호회인 ‘최사모’가 꾸려지기도 했다.

▽최후의 생존자, 어떻게 진행됐나〓2000대 1의 경쟁을 비집고 뽑힌 10명의 최종참가자가 10월9일 공동생활에 들어갔다. 용인 에버랜드에 마련된 방 두 개짜리 세트.

10명이 살기에는 영 좁아 보이는 집에서 1주일에 한통의 전화와 한번의 인터넷대화를 빼고는 외부와 일절 단절된 생활이 이어졌다. 모든 과정은 13곳에 설치된 카메라로 24시간 생중계됐다.

5주간 네티즌의 투표로 1주일에 한명씩 탈락. 나머지 5명이 끝까지 함께 생활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최후의 생존자’가 됐다.

▼"엿보기 심리" 비판도▼

▽엿보기 게임 논란〓온라인 구매 등을 이용해 인터넷만으로 생존할 수 있다는 ‘인터넷의 실용성’이 검증된 후 인터넷서바이벌 게임은 기존의 방식에서 리얼리티쇼로 변화했다. 최후의 생존자를 기획한 드림라인의 유석현대리는 이 행사를 “‘네티즌의 참여’와 ‘온라인 커뮤니티’라는 인터넷의 또다른 특성과 24시간 동영상방송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 ‘미디어로서의 인터넷’을 검증한 장”이라고 설명한다.

지난달 10일과 11일, 라이코스코리아가 1025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네티즌들은 새로운 서바이벌 게임에 부정적인 견해가 더 많았다. 응답자의 39%가 ‘사람들의 엿보기 심리에 편승한 행사’라고 답한 것. 그러나 ‘의미있는 행사’라는 응답도 31%에 달했다.

주최측은 “상업성을 위해 성적인 면을 포함시켜 금지된 것을 몰래 엿보는 심리를 이용하는 ‘관음증 게임’과는 다르다”며 “이러한 행사의 의미를 만들어 가는 것은 결국 주최자와 네티즌 문화의 성숙도”라고 말했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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