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 중복투자 돈낭비 심각

  • 입력 2000년 10월 12일 18시 44분


초고속인터넷과 2.5세대 CDMA, 그리고 IMT―2000 등 통신서비스가 숨돌릴틈 없이 등장하면서 중복투자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98년 이후 올해말까지 3년간 통신서비스 부문의 중복투자 규모가 최소 1200억원에서 최고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이에따라 IMT―2000 등 신규 휴대통신 사업자가 선정될 경우 지하구간 기지국은 100%, 지상 기지국은 80%이상 공용화하고 사업자간 로밍을 유도하는 ‘무선설비공동사용명령기준 등에 관한 고시’안을 확정·발표했다. 그러나 중복투자 현상은 휴대전화 사업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가입자망 공용화, 체계적인 망구축 등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휴대전화 시장〓현재 전국에 설치된 이동전화 기지국수는 약 3만2000여개. 3개 사업자가 지난해 말까지 투자한 9조7000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기지국 설치 등 망구축에 투입됐다.

3개 사업자가 이달들어 2.5세대 CDMA인 IS―95C서비스에 나서면서 기지국은 내년 초까지 수도권과 6대 광역시에 총 5000여개가 더 설치될 예정이다. 각 사업자가 전국 서비스에 나서면 기지국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PCS 3사의 경우 2.5세대 서비스용 기지국을 공동사용키로 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이해가 엇갈려 협상은 사실상 무산된 상태. 가적으로 수천억원의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사라진 것이다.

▽초고속인터넷 분야〓이 분야를 선도해온 하나로통신은 작년 4월 서비스 시작이후 시설투자에만 무려 3조2000억원을 쏟아부었다.

이 결과 시장선점에는 성공했지만 투자비를 회수할 때까지는 적자경영이 불가피한 상황. 다른 업체와의 회선공동이용이 어려워 군소업체까지도 중복투자를 하고있는 실정이다. 수도권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는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서비스를 위한 집중화장비(DSLAM)와 케이블모뎀 장비, 아파트―랜(LAN)서비스용 라우터 등 크고작은 업체들의 고가 장비들이 밀집해 있지만 업체별 가입자는 대부분 단지 전체가구의 5% 미만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통부에 따르면 98년 이후 올 연말까지 초고속망 분야의 중복투자 규모는 광케이블 가입자망(FTTC)과 케이블TV망 가입자회선 부문등에서 최소 1212억원, 최고 7273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IMT―2000도 문제〓올 연말 3개 사업자가 새로 선정될 예정이어서 중복투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존 5개의 휴대전화 사업자가 3개군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또다시 3개 신규 사업자가 등장함으로써 휴대전화 사업자는 6개로 늘어나는 셈.

동기식과 비동기식 사업자를 구분해 선정키로 함으로써 공동망 구축을 통한 투자비 절감도 어려워진 상태. 공동망 구축계획이 사업자 선정 심사기준 항목에 포함돼 있지만 의도대로 이뤄질 지는 미지수.

전문가들은 “IMT―2000 사업자가 독자망을 구축할 경우 향후 10년간 장비 구축에만 총 10조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