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기원 다룰 국제학술대회 9월4일 개최

  • 입력 2000년 8월 23일 19시 20분


초기우주를 설명하는 최신 이론을 논의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대 이론물리센터(소장 김진의)와 고등과학원(원장 김정욱)은 9월 4∼8일 제주에서 ‘입자물리학과 초기우주’ 국제학술대회 (COSMO2000)를 연다. 40여명의 외국학자를 포함해 모두 100여명의 관련연구자들이 모이는 대규모 학술행사다. 특히 이 대회에는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참여해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초기우주에 대한 연구는 아직 이론적 모색단계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초기우주는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높은 온도와 에너지밀도를 가진 상태여서 현재의 우주를 지배하는 물리법칙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럼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밝혀낸 초기우주는 어떤 모습일까?

현재 과학자들은 표준대폭발이론(Standard Big Bang Theory)으로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고 있다.

이 이론은 세부적으로 △ 우주가 초고온 초고밀도 상태로부터 폭발해 오늘날의 차갑고 희박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대폭발(빅뱅)이론 △ 대폭발 직후 10―35초부터 약 10―24초까지 짧은 시간동안 공간이 1028초배 이상 급격하게 팽창하면서 물질이 만들어졌다는 급팽창이론△ 이 급팽창 때 생긴 미세한 밀도의 차이가 중력으로 인해 점차 커지면서 별과 은하계 등 우주거대구조가 형성됐다는 이론 △ 우주 물질의 대부분은 아직 무엇인지 모르는 차가운 암흑물질로 구성돼 있다는 이론 등 4개의 이론이 혼합된 모델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대폭발 이후 10―43초(플랑크 시간)라는 극히 짧은 시간까지 우주는 기본적인 4개 힘(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이 모두 하나로 통일된 상태로 존재했던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이때의 상태를 기술하는 이론으로 최근 제시된 것이 초끈이론. 특히 위튼이 다양한 초끈이론을 통합한 M이론을 제안해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이론은 우주가 4차차원이 아닌 10차원 이상의 다차원계의 한 부분이라고 보고 있다.

플랑크시간이 지나자마자 중력이 분리된 우주는 현재 완성돼가고 있는 대통일이론(GUT)으로 설명된다.

10―35초에 이르면 공간의 팽창과 함께 우주의 온도가 1027K정도로 내려가면서 마치 수증기가 물로 변하듯 상전이(phase transition)가 일어난다.

이때 우주는 급격히 팽창하면서 강력이 독립했다. 남은 전자기력과 약력은 60년대말 이미 완성된 ‘전약이론’으로 기술할 수 있다. 그후 10―11초에 이르면 다시한번 상전이를 거치면서 전자기력과 약력이 분리된다. 한양대 이철훈 교수(물리학과)는 “어떤 이론으로 초기우주를 다루어야 하는지 누구도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다양한 이론적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론적인 노력 못지 않게 실제 실험과 관측을 통해 초기우주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최근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가령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이번달 반(反)수소원자를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수소는 원래 양성자와 전자가 결합한 것인데, 이 각 입자의 전자기적 성질이 반대인 반입자를 합쳐 반수소입자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만약 이것이 만들어지면 왜 지금의 우주에서 물질만 남아있고 반물질은 사라졌는지를 해명할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역시 태초의 빛을 보다 정밀하게 관측할 고해상도 우주배경복사탐사위성(MAP)을 내년 4월 발사를 목표로 제작하고 있다.

<신동민과학동아기자>hisd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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