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족문화추진회에서 발간한 한국고전국역총서CD-ROM 둘째 권 ‘CD-ROM 국역 점필재집’을 설치하다 보면 인문학분야에서 첨단기술과 표준화를 통한 정보공유의 전범을 볼 수 있다.
이 CD-ROM은 정보 제공자와 이용자를 동시에 지향하는 추세에 따라 개발된 ‘퍼스널 웹 서버’ 기능을 이용하고 있다. 이미 ‘윈도우즈2000’은 정보제공자의 도구였던 ‘윈도우즈NT’와 정보이용자의 도구였던 ‘윈도우즈95/98’의 기능을 결합해 정보제공자 겸 이용자의 도구가 됐다. 정보제공자의 도구였던 ‘리눅스’도 이용자의 기능을 겸하고 있다. ‘CD-ROM 국역 점필재집’은 보급되고 있는 퍼스널 웹 서버 환경을 적극 이용해 웹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졌다.
사실상 정보전산화에서 가장 뒤떨어진 인문학분야에서 이런 진보된 기능을 이용하게 된 데 대해, 이 CD-ROM을 개발한 국무총리실 산하 연구개발정보센터 정보시스템부 김현부장은 “상업성이 없는 분야의 정보화를 위해 기존의 표준화된 첨단기술을 최대한 이용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한다.
이 CD-ROM은 세계적 전산표준화를 위해 만들어진 유니코드를 이용해 만든 최초의 국학데이터베이스다. 유니코드를 통해, 독자적인 폰트와 코드를 이용했던 ‘CD-ROM 국역 조선왕조실록’(서울시스템)의 비효율성을 극복했다. 하지만 자금난으로 민족문화추진회의 국역본들을 모두 CD-ROM으로 발간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역조선왕조실록, 고려사, 삼국사기, 창작과비평 등을 CD-ROM으로 냈던 ‘서울시스템-동방미디어’(회장 이웅근)는 최근 한국현대지성사를 상징하는 ‘월간 사상계’ 전집을 CD-ROM으로 냈다. 특히 ‘CD-ROM 사상계’는 원본의 향기를 살리기 위해 디지털 이미지로 제작했지만 제목이나 필자 등의 목록 검색을 통해 내용을 찾아 볼 수 있게 했다. 02-394-8802(민족문화추진회), 02-724-7500(동방미디어)
<김형찬기자> 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