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화추진위 '점필재집' CD 발간

  • 입력 2000년 5월 29일 19시 28분


인터넷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정보를 주고받으며 정보의 바다와 현실의 공간을 넘나들기를 꿈꾸지만 쉽게 실현되지 않는다. 대부분은 정보의 바다를 헤엄치며 남의 정보를 이용할 뿐이다. 정보를 가공하고 웹서버를 구축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민족문화추진회에서 발간한 한국고전국역총서CD-ROM 둘째 권 ‘CD-ROM 국역 점필재집’을 설치하다 보면 인문학분야에서 첨단기술과 표준화를 통한 정보공유의 전범을 볼 수 있다.

이 CD-ROM은 정보 제공자와 이용자를 동시에 지향하는 추세에 따라 개발된 ‘퍼스널 웹 서버’ 기능을 이용하고 있다. 이미 ‘윈도우즈2000’은 정보제공자의 도구였던 ‘윈도우즈NT’와 정보이용자의 도구였던 ‘윈도우즈95/98’의 기능을 결합해 정보제공자 겸 이용자의 도구가 됐다. 정보제공자의 도구였던 ‘리눅스’도 이용자의 기능을 겸하고 있다. ‘CD-ROM 국역 점필재집’은 보급되고 있는 퍼스널 웹 서버 환경을 적극 이용해 웹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졌다.

사실상 정보전산화에서 가장 뒤떨어진 인문학분야에서 이런 진보된 기능을 이용하게 된 데 대해, 이 CD-ROM을 개발한 국무총리실 산하 연구개발정보센터 정보시스템부 김현부장은 “상업성이 없는 분야의 정보화를 위해 기존의 표준화된 첨단기술을 최대한 이용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한다.

이 CD-ROM은 세계적 전산표준화를 위해 만들어진 유니코드를 이용해 만든 최초의 국학데이터베이스다. 유니코드를 통해, 독자적인 폰트와 코드를 이용했던 ‘CD-ROM 국역 조선왕조실록’(서울시스템)의 비효율성을 극복했다. 하지만 자금난으로 민족문화추진회의 국역본들을 모두 CD-ROM으로 발간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역조선왕조실록, 고려사, 삼국사기, 창작과비평 등을 CD-ROM으로 냈던 ‘서울시스템-동방미디어’(회장 이웅근)는 최근 한국현대지성사를 상징하는 ‘월간 사상계’ 전집을 CD-ROM으로 냈다. 특히 ‘CD-ROM 사상계’는 원본의 향기를 살리기 위해 디지털 이미지로 제작했지만 제목이나 필자 등의 목록 검색을 통해 내용을 찾아 볼 수 있게 했다. 02-394-8802(민족문화추진회), 02-724-7500(동방미디어)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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