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메모리 업그레이드]윈도2000엔 128MB써야 '넉넉'

  • 입력 2000년 5월 7일 19시 59분


《윈도2000이 출시되면서부터 메모리 업그레이드 붐이 일고 있다. 용산전자상가 상인들에 따르면 최근 메모리를 128MB로 업그레이드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메모리는 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삼보서비스 고객기술팀 강준효씨(02-360-8402·windhill@tgsvc.co.kr)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큰 책상 작은 책상

PC의 메모리(RAM)는 사무실의 책상에 비유할 수 있다. 서랍이나 캐비닛에서 일정 기간 동안 처리해야 할 서류를 책상 위에 꺼내 놓고 일을 하는 게 매번 필요할 때마다 왔다 갔다 하면서 서랍을 열고 서류 한 장씩 꺼내 쓰는 것 보다 효율적이다. 또 책상이 크면 클수록 많은 서류를 늘어 놓고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서랍을 여는 횟수를 줄일 수 있다.

메모리는 PC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나 데이터를 임시로 펼쳐 놓는 공간이다. 예를 들어 한글 워드프로세서를 실행시키면 PC는 이 프로그램을 ‘책상’인 메모리에 펼쳐 놓고(실행시켜 놓고) 작업을 한 뒤, 작업한 문서는 하드디스크(서랍)에 저장하는 것.

윈도상에서 여러 가지 작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도 따지고 보면 책상 위에 펼쳐 놓은 일거리의 종류에 비유할 수 있다. 책상이 클수록 많은 양의 일거리를 펼쳐 놓고 이것저것 볼 수 있듯이 메모리 용량이 클수록 동시에 워드와 인터넷 그래픽프로그램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다. 때때로나오는 ‘메모리 용량이 부족하니 다른 응용프로그램을 종료한 뒤 재실행하라’는 메시지는 책상 위가 꽉 찼으니 몇 개의 서류는 서랍에 넣으라는 뜻.

▼적당한 책상크기

이런 에러메시지가 자주 보일 때는 메모리를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또 지금 PC의 메모리용량이 사용하려는 소프트웨어의 포장에 쓰여 있는 ‘시스템 권장 사양’의 메모리 용량보다 작을 때도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강씨는 “보다 안정적인 작업을 위해서는 권장사양보다 한 단계 위로 업그레이드할 것”을 권한다. 윈도98의 경우 권장 사양이 32MB이지만 64MB의 메모리를 끼워주면 에러가 나거나 시스템이 다운되지 않고 보다 안정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 윈도 2000의 경우도 권장사양은 64MB이지만 128MB정도는 돼야 ‘뻑뻑하지’ 않고 원활하게 윈도가 움직인다. 이 때문에 최근 128MB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

▼메모리 업그레이드 하기

메모리는 CD롬드라이브나 모뎀 마우스 같은 하드웨어와는 달리 따로 설정을 해 주지 않고 그냥 부품만 사다가 끼우면 된다. 최근 메모리 소비자가격 시세는 32MB짜리가 4만원선, 128MB는 15만원선.

먼저 집에 있는 PC의 케이스를 열어 CPU가 꽂혀 있는 보드 근처의 가로 세로 3cm정도 크기의 메인칩셋에 써 있는 문구를 확인해야 한다. ‘FW82443LX’와 같이 영문과 숫자로 쓰여진 기호 중 맨 마지막 두 자리가 ‘LX’인지 ‘BX’인지 확인 한 뒤 메모리를 구입할 때 이 기호를 상인에게 얘기해 줘야 한다. LX는 메인칩셋이 CPU와 메모리 등 다른 부품간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속도가 66㎒, BX는 100㎒를 표준으로 한다는 뜻으로 같은 표준의 메모리를 구입해야 한다. CPU가 펜티엄400 이하인 경우는 상관 없지만 펜티엄 450 이상일 경우 이 표준이 맞지 않으면 PC가 메모리를 인식하지 못하는 등 오류가 날 확률이 크다.

또 메모리모듈(반도체가 여러 개 꽂혀 있는 기판)이 꽂혀 있는 ‘뱅크’의 크기가 168핀용인지, 72핀용인지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 것. 72핀용은 메모리모듈 2개가 1세트를 이루기 때문에 반드시 2개씩 바꿔줘야 한다. 즉 128MB로 업그레이드 할 경우 64MB짜리 2개, 64MB로 업그레이드할 때는 32MB짜리 2개를 끼울 것.

▼주의할 점

반드시 정품을 확인 할 것. 일부 해외로 수출됐다가 역수입되는 제품도 있으나 이들은 AS를 받기 어렵다. 이런 제품은 대개 케이스에 멋있게 포장된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제품은 삼성 현대 LG제품 등이 있으며 메모리 칩에 인쇄된 모델명이나 메모리모듈에 붙은 스티커로 확인할 수 있다. 모델명이 삼성은 ‘KM’이나 ‘KMM’, LG는 ‘GM’ ‘GMM’, 현대는 ‘H’로 시작한다.

또 메이커에도 ‘궁합’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현재 자신이 쓰고 있는 메모리를 갖고 가서 같은 브랜드로 업그레이드하는 게 바람직하다. 섣불리 다른 브랜드로 바꿀 경우 자주 에러가 나거나 메모리 용량을 틀리게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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