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잡은 해커들 보안전문가 변신 줄이어

  • 입력 2000년 3월 14일 19시 10분


‘벤처기업 보안경찰관이 된 해커’

95년 KAIST와 포항공대생들의 상호간 해킹 공방 당시 해커로 이름을 날렸던 이모씨는 지난달 인터넷 검색전문 벤처기업인 N사에 취직했다.

이씨가 인터넷 보안을 전문으로하는 벤처기업을 설립하지 않고 N사의 보안담당자로 간 것은 이 회사가 2억원 이상의 연봉을 제시하면서 입사를 권유한 때문. 30여만명의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보유하고 본격적인 전자상거래에 대비하고 있는 N사는 전문업체에 의뢰해 해커의 내부 전산망 침입을 방지하는 방화벽을 설치한데 이어 이씨에게 네트워크 보안 책임을 맡겨 보안망이 해킹당할 경우 비상계획에 따라 서버를 운영토록 한 것.

미래산업에서 암호화 인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양모씨(28)도 유명한 해커 출신. 양씨는 맥킨토시가 한글 운영체계 프로그램을 판매할 당시 이 회사의 전산망을 해킹해 한글 프로그램을 일반에게 무료로 나눠준 인물로 명성을 떨쳤다.그는 98년 미래산업에 들어가 보안전문가로 일찍 자리를 굳히고 후배 해커들을 영입해 해킹 기술을 능가하는 해킹방지 시스템을 개발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벤처기업에서 해커 출신들이 맡은 일은 모두 회사의 보안 사항이다. 업무내용이 밖으로 알려지는 순간 이들보다 수준 높은 해커들로부터 시스템이 공격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커 출신들이 만든 보안전문 벤처기업인 인젠의 노정석 기술이사는 “과거 일반 벤처 기업에 진출한 해커들의 주요 업무는 회사 시스템 점검정도였지만 지금은 해킹 탐지, 보안 컨설팅, 해킹이후의 서비스 프로그램 개발 등으로 그 역할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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