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올 겨울날씨는 三寒十溫"…전통적 삼한사온 실종

  • 입력 2000년 1월 28일 18시 04분


올 겨울 한반도 날씨가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을 받던 예년과 달리 중앙아시아에서 발달하는 정체 고기압(블록킹) 의 영향을 받으면서 삼한사온(三寒四溫)현상이 사라지고 있다.

기상청 박정규 장기예보과장은 28일 "보통 한반도 겨울 날씨는 시베리아 고기압의 확장과 수축에 영향을 받지만 올해의 경우 중앙아시아의 정체 고기압이 13일 주기로 발달하면서 한반도까지 한기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결과 최근 서울의 기온변화가 중앙아시아의 정체 고기압의 발달 주기와 일치하는 13일 주기로 한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99년 9월1일부터 올해 1월27일까지 한반도에 한기가 닥친 것은 모두 9차례로 이 가운데 8차례는 중앙아시아에서 발달한 정체 고기압의 영향 때문이었다.

북대서양, 중앙아시아, 동태평양 등 3개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정체 고기압은 일반적으로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기압계가 정체를 보일 때 자주 나타나며 약 1주일 주기로 발달과 소멸 과정을 겪는다.

정체 고기압이 발달하면 서쪽에서는 이상고온현상이, 동쪽에서는 한파와 함께 폭설이 자주 내린다. 최근 미국 동부와 동유럽에 기상재해를 초래한 폭설과 한파의 원인도 정체 고기압 때문인 것으로 기상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과장은 "한반도의 경우 북태평양 중위도 해역에 형성된 고수온대가 중앙아시아에서 내려오는 한기를 막아주어 한파와 폭설까지는 이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박과장에 따르면 지난 2년간은 이상난동현상이 심했으나 올해는 13일 주기로 기온이 변화며 삼한십온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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